주일은 쉽니다. (5)
나는 사실 도망의 능력자다.
'도망쳐야겠다.'라고 생각하면 땅이 뒤집어져
세상의 반대편으로 갈 수 있다.
반대편 세상은 어떤 모습이냐고?
세계 곳곳에서 온 도망의 능력자들이 잔뜩 남긴 잔해들로 가득하다.
도망쳐온 사람들은 주로 비효율적이고 추상적인 일들을 추구한다. 이곳에서는 고비용이나 저효율의 일자리가 각광받는다.
그림이나 낙서도 도시 곳곳에 가득하다. 가장 접근하기 쉬운 일이라고 들었다.
이곳에서 가장 잘 팔리는 책은 교과서 귀퉁이로 만든 만화책이다. 베스트셀러가 되기 위한 경쟁은 꽤 치열하다.
우리는 스스로를 합리화하지 않는다. 이건 꽤 정당한 행위이다. 나의 능력이다. 이 세상에 기여하는 하나의 수단-
-아오. 알았어, 알았다고. 내가 오늘은 꼭 과제 시작한다. 진짜 오늘부터 꼭 시작할 거야!
흠흠. 아무튼, 이제 내가 게으름뱅이가 아니라 초능력자라는 건 다들 알아주길 바란다. 이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