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정한 나의 집 (10)
나는 책을 덮고 고개를 들었다.
오 평짜리 작은 내 방이 보인다.
작지만 있을 건 다 있다.
옷장에는 이한수 군의 추천을 받아 산 원피스가 들었다. 이번 주말 데이트에 입고 갈 생각이다.
냉장고에는 정여사네 반찬가게에서 산 도토리묵이 있다. 오늘 저녁 반찬이 될 예정이다.
책장에는 유시연 씨의 추천을 받은 양자역학 이야기가 꽂혀 있다. 살짝 읽어 봤는데, 아무래도 쉽지가 않다.
그리고 나는 푹신한 침대에 누워 있다. 어제 베갯잇을 빨아 보송한 감촉이 좋다. 이불속에는 김다미 씨의 무기력을 위로하던 밤도, 김요한 씨의 두려움을 안아주던 팔도, 과자 부스러기와 함께하던 한보름 씨의 영화 감상회도 모두 들어있다.
퇴근길에 김미라 씨가 생각나는 웹툰을 읽으며 조근용 씨를 닮은 편의점에 들러 현관문을 열면 항상 네가 있다.
여전히 다정한 나의 방,
다정한 나의 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