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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시서점 Mar 29. 2024

발행인은 허공을 채우려는



발행인은 허공을 채우려는


조장(助長). 맹자에 나온 '알묘조장(揠苗助長)'은' 벼의 순을 뽑으면 더 빨리 자랄 것'이라고 생각한 농부 이야기입니다. 우리는 빠르게 바뀌기를, 바꾸기를 바라지만 작은 것에도 정성을 다해야 합니다. 이 '작은 정성'에 관하여 말하는, 제가 중용에서 가장 사랑하는 '23장'은 아래와 같습니다.


'작은 일도 무시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 작은 일에도 최선을 다하면 정성스럽게 된다. 정성스럽게 되면 겉에 배어 나오고 겉으로 드러나면 이내 밝아지고 밝아지면 남을 감동시키고 감동시키면 이내 변하게 되고 변하면 생육된다. 그러니 오직 세상에서 지극히 정성을 다하는 사람만이 나와 세상을 변하게 할 수 있는 것이다.'


얼마 전, 김초엽 소설가가 쓴 장편소설 [지구 끝의 온실]을 읽었습니다. 결말까지 다 읽고 나니, 작가는 '작은 일에 정성을 다해 세상을 바꾼 사람들의 마음'을 쓰고 싶었던 게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기후 위기로 폭염·폭우 동시에 나타나고, 전문가와 환경단체들은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지 않으면 기후 위기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말합니다.


이 위기의 최전선에서 모두를 지키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하루에 작은 정성을 쌓는 사람들 말입니다. 몇 년 전에 썼던 DAY6 〈The Book of Us〉 Prologue Film 글도 이런 마음으로 썼습니다. 작은 일에도 정성을 다하면서, 의미를 찾기보다 만들면서, 허공을 채우는 팬들의 응원하는 모습을 생각하면서요. 새들의 날갯짓을 믿으면서요.  




바람은 허공을 채우려는


바람은 허공을 채우려는 새들의 날갯짓을 믿는다.

공중에 적어둔 말들이 흩어지고 우리, 바쁜 하루를 하늘에 놓아두고 살아갈지라도


빈 병에 꽃을 꽂아두는 일이나 언젠가 보낼 편지지를 고르는 일이 의미 없어 보일지도 모르지만,

빈손을 채울 당신의 손을 맞잡는 날에 한 마리 새가 우리를 향해 날아오리라는 걸 안다.


나는 더는 마음을 갈구하지 않고 의미를 찾으려 헤매지 않는다.

의미는 찾는 것이라기보다 만드는 것이어서 의미를 만들다 보면 마음을 찾아서,

바람은 허공을 채우려는 사람들의 사랑을 믿는다. 



* 강서소식지 방방 2023년 8월호에 쓴 글입니다.


다시서점,

김경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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