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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시서점 Mar 29. 2024

박철 시인 따라 강서 속으로 : 개화동



박철 시인 따라 강서 속으로 : 개화동


박철 시인이 나고 자란 개화동은 개화산 서쪽과 북쪽에 자리한 마을입니다. 새말·내촌·신대·부석·상사. 5개 마을로 이루어진 개화동은 지하철 5호선 개화산역과 9호선 개화역,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 등이 인접해 있고 자전거도로와 둘레길 등이 조성되는 등 변화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1종 전용주거지역으로 지정되어 있어 개발되지 않고 있습니다.


1979년 취락구조개선 사업 이후 주택, 상수도, 각종 설비 등의 노후화가 심화하였지만, 미흡한 주거환경은 개선되지 않고 있습니다. 층고 2층 이하, 대지건물비율 50%, 용적률 100%, 근린생활시설 불가. 서울이지만 사람들이 서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모습을 지닌 이곳을 시인이 쓴 소설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소설 『평행선은 록스에서 만난다』에서는 ‘박정희 시절 마을을 온통 갈아엎었다는 얘기도 들었다. 마을은 강화로 가는 행길에 산자락을 등에 업고 놓였는데 박정희가 강화도에 오고 가며 보기 싫다고 단장을 하라고 지시했다는 것이다. 이른바 새마을식 주택으로 멀리서 보면 무슨 수용소처럼 일제히 시퍼런 기와지붕을 한 양식 주택가로 변해버렸다.’ 

‘그런데 집 모양만 고스란히 바꾸어놓았지 지세 변경이나 개발은 전혀 되질 않고 옛 마을 그대로였다. 말하자면 주변에 다른 마을이 들어선다든가 주택가나 번화가가 생긴다든가 하는 발전이 없이 마을의 크기가 30년 전이나 마찬가지였다. 아직도 번듯한 음식점이나 약국 하나 없었다.’라며 마을 모습을 그리고 있습니다.


답사 중 만나는 어르신마다 “시원한 걸 뭐라도 주고 싶은데 줄게 없다”라며 아쉬워하셨습니다. 버스정류장 앞 슈퍼는 카드기도, 계좌이체도 되지 않아서 아쉽게 돌아 나와야 했습니다. 사장님은 “그냥 마셔요”라며 박카스 두 병을 건네려 하셨지만, 죄송한 마음에 인사만 드리고 나왔습니다. ‘개화동 오렌지족’도 떠난 이 마을에 마을 주민을 위한 정책이 단순한 벽화 그리기만이 아니길 바라면서 한 집, 한 집 눈에 넣고 돌아왔습니다. 시인이 어릴 적 뛰놀던 그 길, 그 집이겠거니 하면서 말입니다. 


* 강서소식지 방방 2023년 8월호에 쓴 글입니다.



다시서점,

김경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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