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목요일마다 YDP창의예술교육센터에서 하는 ‘시민랩히읗’에 갑니다. 영등포까지 가야 숨 쉴 틈이 생긴다는 건 슬픈 일이지만, 두 시간 가량 이야기를 듣다가 오면 이런 저런 고민을 앉고 오게 됩니다.
오늘은 한병철, [서사의 위기]에 관한 이야기로 마무리되었는데, 이야기의 나열이 서사를 밀어내는 상황을 저는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고민하게 됩니다.
맥락없는 이야기의 나열, 서사의 나열을 뒤이어 떠올리다가 결국은 삶으로 보여주지 않는 한, 말과 행동, 태도를 증명하기는 어렵겠다고 생각합니다. 일단 책을 주문하고 읽어봐야 저 책이 말하려는 바도 이해하겠지 라면서요.
되도록 필기를 하지 않고 참여한 분들이 하는 이야기를 주의 깊게 듣고 오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오늘은 몇 가지 이야기를 공책에 적어두었습니다.
'낯설게 하기', '익숙한 방식을 바꾸는 것', '힘 빼기', '나로부터 비롯하는 것', ' 대상화가 아닌 경험, 기억으로부터 시작하는 것'
한 시간 걸려 영등포에 도착하고, 한 시간 설려 다시 서점으로 옵니다. 생각해보니 30년 전에도 그랬습니다. 그렇게 멀리 가야만 하고 싶은 말을 할 수 있다는 건 슬픈 일이지만, 말을 이해하는 사람을 만날 수 있다는 건 기쁜 일입니다. 배우는 것도 많고요.
저는 시민랩히읗에서 어디가 살기 좋은 동네인지 찾는 프로젝트를 하려 합니다. 수많은 지자체들이 살기 좋은 우리 동네를 표방하는데, 정말 '살기 좋은 동네'라는 건 존재하는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