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하다는 것

착한 사람으로 살 생각 없는데

by 다소금

그런 말을 들었다.

“너무 착한 것 같다.”

그럼 나는 누군가의 눈에

되게 착한 사람으로 비친다는 걸까.

착한 사람은 뭔지

그 말의 의미는 뭘까.


내가 왜 그런 말을 듣게 되었는지 생각을 해보았다.

나는 평소에 잘 웃고 비속어를 안 쓰고

잘 들어주는 편이고 말은 별로 안 하는 편이다.

그게 착한 걸까.


착함의 근원을 생각해 봤다.

내가 만약 착하게 느껴진다면

그건 나의 어머니 영향을 받은 것 같다.

나의 어머니는 너무 착한 사람이다.


가끔은 엄마의 너무 착한 모습들이 싫었다.

왜냐하면 엄마가 착하기 때문에

엄마에게 좋은 점보다

엄마를 힘들게 하는 것 같은 부분들이

더 많아 보였기 때문이다.

착하다는 이유로

엄마는 부정하지 못하고

항상 인내해야 하는 사람으로 보였고,

때문에 엄마가 손해를 보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나는 엄마처럼 살지 말아야지 했다.


그랬던 내가 어느 순간부터

엄마를 너무 많이 닮아있다고 했다.


나는 별로 착하게 살고 싶은 생각도 없고

착한 사람으로 보이고 싶은 마음도 없고

손해 보기도 싫고 나만 생각하면서 사는데

착하다고 했다.


그렇지만

세상은 착하다고 해서 좀 더 호의적이지 않다.


착하게 살고 싶지 않은데

주변 사람들은 자꾸 나를 ‘착한 사람’으로

프레임을 씌우고 그 안에 나를 가둔다.

마치 그들은 너는 착하니까

내 예상 범주 안에서 말하고 행동해야만 해.

라고 말하는 듯하다.

조금이라도 틀에서 벗어나면

‘착한 사람’에 걸맞지 않은 사람이라 말하며

함부로 평가절하해버리곤 한다.


사람들은 착각을 하는 것 같다.

착해 보인다고 해서 멍청한 게 아닌데

계산적이지 않다고 해서 계산을 못하는 게 아닌데

말을 하지 않는다고 해서 안 듣고 있는 게 아닌데

모르는 척한다고 해서 정말 모르는 게 아닌데

말이다.


‘착한 사람’으로 비치면 좋은 점이 하나 있다.

쉽게 타인의 인성을 확인할 수 있다.

보통 대부분의 사람들은 경계심이 풀어지고

긴장감이 느슨해질 때 본모습이 드러난다.

무의식적으로 하는 말, 행동 모든 것들에서

그 사람 내면이 드러난다.

평소에 무슨 생각을 하는지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지

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나를 어떤 존재로 인식하고 있는지

그 모든 것들이 쉽게 드러난다.


나는 분명 착하기만 한 사람은 아니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바르게 정직하게 살아가려고 하는 편인 것이지

이익을 전혀 추구하지 않고

마냥 이타적이며 배려하는 사람은 아닌 것이다.


그러니

함부로 ‘착한 사람’ 프레임을 씌우지 않았으면

한다.

그건 나를 가두는 것과 동시에

상대 본인 자신도 가둬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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