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사관 구해령과 도원대군 이림이 서로 닮은 이유
차은우, 신세경 주연의 드라마 <신입사관 구해령>이 저번 주 회차로 40부작 중 24회를 마치고 후반으로 들어서고 있습니다. 얼굴천재 차은우의 주연 발탁 소식만으로도 이슈를 몰고 왔던 드라마인데요, 주인공도 중요하지만 드라마 자체의 매력이 더욱 중요하겠죠.
이 드라마의 장르는 ‘픽션사극’입니다. 조선 시대라는 사실 외에는 극 중 왕도 가상의 인물이며 여사제도라는 것도 실제 조선시대에는 없었던 제도죠.
<신입사관 구해령>의 핵심이라고 볼 수도 있는 이 ‘여사제도’란, 여자사관을 두는 제도를 뜻하는데요,
사관 (史官)
역사의 편찬을 맡아 초고(草稿)를 쓰는 일을 맡아보던 벼슬. 또는 그런 벼슬아치. 예문관 검열 또는 승정원의 주서(注書)를 이른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조선왕조실록’의 저자가 바로 이 사관들입니다. 기록에 따르면, 왕에게 ‘여자사관’의 기용을 추천했던 신하가 있었다고 합니다. <신입사관 구해령>의 시작은 조선에, 여자사관이 있었다면? 하는 질문이었다고 하네요. 극 중에서는 여자사관을 뽑기 위해 시험까지 치르므로, 높은 학식을 겸비하여야만 여자사관이 되었겠죠. 게다가 여자가 벼슬에 올랐다는 이야기는 조선시대에선 영광이 아니라 흉이었습니다. <신입사관 구해령>에는 시집(조선시대에는 꼭 가야만 했던)도 못 갈 위험을 감수할 만큼 야망 있고, 똑똑하기까지 한 '신입사관'들이 있습니다. 딱 네 명뿐인 여자 신입사관, 그 중 주인공 '구해령'이 있습니다.
서양 서책, 우주의 원리, 신문물 등 세상만사에 호기심 많고 똑 소리나는 이 낭자 앞에, 어딘가 좀 이상한 선비가 나타납니다. 첫 만남부터 서로 다른 주장을 펼치게 된 둘. 선비는 해령보다 말발도 달리고, '남에게 존대를 하는 게 익숙지 않다'며 이상한 말을 하기도 합니다. 사실 이 선비가 이런 성격을 갖게 된 데에는 다 이유가 있습니다. 똑 부러진 해령에 비해 세상 물정을 모르는 이 선비는 사실, 조선의 왕자입니다. 위엄 있는 왕자이기보다는 정치싸움의 희생양으로서 궁 안 녹서당이라는 건물에서만 갇혀 지낸 왕자, '도원대군 이림'입니다.
두 인물에 대한 설명만 듣고 보면, 이 둘이 과연 잘 어울리는 한 쌍인지 의문이 듭니다. 저는 솔직히 처음에 드라마를 보고는, 저렇게 똑똑하고 멋있는 구해령이 대체 왜 이림처럼 어리벙벙한 사람과 로맨틱한 관계가 되어야 하는 거지..? 하면 불만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함께 티비를 보던 언니가 저에게, 둘이 가진 아주 중요한 공통점 하나를 일깨워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