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 결혼식장 선택
남편과 만난 지 3개월 만에 결혼 약속을 하고,
6개월 만에 임신을 하고,
9개월 만에 식장에 들어섰다.
결혼식장을 고를 땐, 딱 한 군데만 가고 '그냥 여기 할게요.' 했다.
임신으로 몸이 피로한 탓도 있었지만,
결혼을 어디서 하느냐보다 중요한 건, 누구와 하느냐라고 생각했기에
장소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았다.
그렇게 진행된 결혼식,
이후에 혼인신고를 하러 갔다.
TV에서 보면 다들 설레하고, 기뻐하던데
사실 딱히 그런 감각은 느껴지지 않았다.
그냥, 일적으로 서류를 처리하는 느낌이었다.
처음 해보는 일들임에도
어른이 되어서 인지 설렘이 줄어든 것 같았다.
그러나 되짚어보면,
그러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기대하는 것에는 실망이 따르는 법이니까.
다행이라고 해야 할지
큰 기대 없이 시작한 결혼생활은
우여곡절은 많았으나
큰 실망으로 다가오지는 않았다.
어린 날에는 바람만 불어도
무엇이 그리 좋았던지
까르르까르르 웃어댔는데
어린 날이 다 지고
어른 날이 되니
바람만 불어도
다리가 시리다
어린 날의 기대와
어린 날의 실망이 뒤엉켜
어른 날을 이렇게 만든 모양이지
기대가 크면 실망이 크다는 걸 알아버린 어른 날의
태평한 하루
어쩌면, 그것은 또한 세월의 보상인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