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출

by 이다솜

초등학교 5학년 때 가출을 한 적이 있다.


설날이었는지 추석이었는지

시골 집은 친척들의 목소리로 시끌벅적했고

그중에 고요한 것은 나의 목소리 뿐이었다.


무엇때문이었는지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이 집을 나가버려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아마도 어른들이 어떤 약속을 지키지 않았던 것 같다)


그러나 충남 청양군 대치면 구치리

그곳은 앞도 산 뒤도 산 옆도 산,

갈 곳은 산 뿐이었다.


어디로 가출해야 하나 고민하던 나는

그냥 아무도 찾지 않을 것 같은 장에 숨어버렸다.


그렇게 하루 종일

고픈 배를 부여잡고 숨어있는데

아무도 나를 찾지 않았다.


내가 없어진 것조차 모르다가

저녁이 다 되어

밥 먹을 때가 되니

어른들이 밥 먹으라며 나를 불렀다.


...


그렇게 나의 가출은 아무도 모르게 종결되었다.

작가의 이전글결혼 그리고 생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