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이다솜

살아지는 대로 살아가다 보면,

낮의 풍경을 보기란, 좀처럼 쉽지 않다.


저마다의 일로 바쁜 하루를 보내느라 대부분의 사람들은 밤의 풍경에 익숙하다.


그러다 문득 눈들 돌려 낮을 목격한 순간들도 있을 것이다.


굴러다니는 낙엽, 방치된 돌, 멍하니 하늘을 올려다보는 낡은 비둘기.


그런 것들은 또한, 함께 우리의 삶을 이루고 있는 것들이다.


때로는 가만히 그 풍경에 멈추어 있고 싶을 때가 있다.


바쁜 것은 바쁜 대로 좋을 때도 있지만,

가끔은 그렇게 멈추어 서서 하루가 다르게 낡아가는 것들을 느끼고 싶다.


어제 치과를 다녀왔다.

신경치료를 한 곳에 염증이 번져, 언젠가는 임플란트를 해야 한다고 해서 이왕 맞을 거,

한 살이라도 젊을 때 두들겨 맞자 해서 발치를 감행했다.


임플란트라니.

나도 이렇게 낡아가는구나 싶다.

나이가 들면, 충치도 번지지 않는다고 한다.

그래서 어릴 때와 달리 충치처럼 작게 보여도 치료를 해주지 않더라.

어떻게 보면 또, 좋은 점이기는 한데

한편으로는 벌써 내가 그 나이가 됐나 싶다.


그래서 더더욱 낮의 풍경을 응시해야겠다 싶었다.

하루라도 덜 낡았을 때, 하루라도 덜 낡은 오늘을 느끼고 싶어서.


설마, 이런 말 하는 거 좀 아재 같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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