덤벙대는 작가의 직장 생활 1

by 이다솜

작가로 회사를 다니던 때의 일이다.

공공기관 홍보 등 다양한 글쓰기를 담당하는 작가로서, 섬세하고 예리한 감각을 타고났더라면 참 좋았겠지만

둔하고, 눈치 없고, 섬세하지 못했던 필자는... 종종 실수를 하곤 했다.


오늘은 그중 하나의 일화를 소개해 보려고 한다.




"이거 뭐야?"


고요한 사무실, 모두가 평화롭게 일하고 있던 날 대표님의 목소리가 공간을 가로질러 직원들의 귀에 가 꽂혔다.


"H피디님 소개팅해요?"


모두가 고개를 돌려 대표님을 바라보았다.


일순간의 정적.


'대표님이 그걸 어떻게 알았지?'


순간 H피디님과 몇몇 직원, 그리고 나의 눈이 서로를 재빠르게 스캔했다. 다들 영문을 모른다는 표정이었다.


"누가 우리 캘린더에 올렸는데? 누구야?"


뚜둔.


회사 캘린더를 확인한 순간 나는 그만 입이 커다랗게 벌어지고 말았다.


얼마 전 H피디님은 곧 소개팅을 한다고 나를 포함한 몇몇 직원에게만 말을 해 주었고, 그 후기가 너무 궁금해 날짜를 나의 캘린더에 적어 둔다는 게 그만... 회사 캘린더에 적어버린 것이다.


회사 아이디를 만들면서 구글 연동을 한 탓에 내 핸드폰으로 달력에 휴가 일정을 적으면 캘린더에 표기가 되도록 하였는데, 그만 개인 일정을 그곳에 써버린 것이다.


"앗! 죄송해요! 제 개인 일정에 적는다는 게 그만..."


황급하게 캘린더 일정을 지웠고, 그 후로 H피디님은 나에게 소개팅 등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지 않으셨다.


이 자리를 빌려 다시 한번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사건은 거기에서 끝나지 않았다.


한 날은 대표님이 고개를 갸웃하며 또, 모두가 작업하고 있는 조용한 사무실에서 목소리를 내셨다.


"정명이가 누구야?"


나는 깜짝 놀라 고개를 돌려 대표님을 보았다.


"대표님이 제 친구 이름을 어떻게 아세요?"


한참 직원을 구하고 있던 터라 친구가 이력서를 냈나 싶었다.

그리곤, 회사는 경기도고 친구는 군산에 있는데 그럴 일이 있나? 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정명씨 생일 축하한다고 좀 전해주세요."


"네?"


"캘린더"


나는 핸드폰을 열어 또, 회사 달력에 올린 정명이의 이름을 보고야 말았다.


"앗, 죄송합니다."


황급하게 달력에서 그 이름을 지우고, 친구에게 카톡을 보냈다.


"정명아 대표님이 생일 축하한다고 전해달라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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