덤벙대는 작가의 직장 생활 3

by 이다솜

오늘은 센스 빵점인 필자와 달리, 센스 만점이었던 Y피디님의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그 분은 정말 다른 사원들의 필요를 미리미리 눈여겨보고 채워줄줄 아는 분이었다.


대표님을 포함해 누구의 마음에도 꼭 드는 분.


하루는 이런 일이 있었다.

여자 직원들이 항상 머리끈을 찾아 돌아다니곤 했는데,

사무실 책상 가운데에 머리끈 뭉치가 한묶음 올려져 있는 것이다.


"어? 이거 누가 갔다 놨어요?"


"아, 그거 제가..."


"오! 마침 필요했는데 너무 잘됐다! 어디서 난거에요?"


"아, 다들 필요하신 것 같아서 사왔어요!"


그분의 한마디에 사무실의 여자직원들은 모두 녹아버렸다.


"와!", "헐대박!", "완전 감동!"

"어떻게 그렇게 센스가 만점이세요!!"

"하하. 아닙니다."


회식자리에서도, 말하지 않아도 비어진 물잔에 물을 채워주는 사람이었다.


대표님도 Y피디님의 기승전결 완벽한, 되물어볼 것 없는 보고에 감동하셔서,

강의까지 하셨을 정도다.


"앞으로 보고는 Y피디님처럼 부탁해요"


그렇게 모두의 마음을 사버린 피디님은, 곧 자신의 길을 찾아 가겠다며 회사를 그만두셨다.


그리고 끝나는 날까지 그는 끝짱나는 센스를 보여주었다.


고양이 키우는 피디님께는 고양이 장난감을,

카피바라를 좋아하는 피디님께는 카피바라 키링을,

보드게임 좋아하는 대표님께는 소소한 보드게임을,

자동차 좋아하는 피디님께는 소형 자동차 피규어를,

추운 겨울에 삼선슬리퍼 질질 끌고다니는 필자에게는 따듯한 슬리퍼를...

정말 모두의 필요를 살펴보고 부담스럽지 않은 선에서 딱 맞는 맞춤 선물을 해주셨다.


필자에게는 그게 너무 감동적이었다.


누구에게 무엇이 필요한지를 아는 눈을 가진 그 분의 센스도 정말 부러웠다.


하지만, 그를 따라갈 수 없었던 필자는 그만두는 날 네잎클로버 키링을 모두에게 선물해주고 나왔다.

도저히 누가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캐치할만한 센스가 생기지가 많았다 ㅠㅠ


나에게도 그런 센스를 신이 허락해주었다면 참 좋았을 것을,

덕분에 겨울 따듯하게 보냈습니다. Y피디님 감사해요! 잊지 않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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