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하얀들불 Oct 24. 2020

먼저 읽기

감성 에세이와 인문서적 사이 그 어디쯤...


왜 '있는 그대로의 자기 자신'일까


아침에 눈을 뜬 후 잠자리에 들기까지 우리는 '세상에 통용되는’ 자기 자신을 위해 살아간다. 타인에게 좋은 인상을 남기기 위해 노력하고 인정받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그리고 내 삶을 영위해 나가기 위한 최소한의 돈벌이 때문에 혹은 가족 부양이라는 소명의식으로 인해 스스로 이 모든 활동에 어떠한 의문도 허락하지 않는다. 주위를 둘러보면 모두가 그렇게 살아가고 있다. 세상 돌아가는 이치이자 변함없는 진리처럼 보인다. 


가족 생계를 위해 열심히 일하고 자신을 가꾸기 위해 노력하며 인정받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 절대 잘못된 행동은 아니다. 오히려 칭찬과 격려를 받아야 마땅하다. 그렇다면 도대체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찾아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어디서는 인생의 성공을 위해서 필요하다고도 하고 또 누구는 자존감을 회복하기 위해서라고도 한다. 남들이 아닌 내가 원하는 것을 하기 위해 필요하다고도 한다. 다 맞는 말이다. 이 책에서 말하고 싶은 것은 단 하나다. 삶을 풍요롭게 살아가기 위해서 필요하다는 것이다. 물론 풍요로운 삶이란 경제적 부나 높은 사회적 지위 그리고 대중적 인기와 같이 세상에 통용되는 자신을 위해 노력해도 충분히 가능해 보인다. 그러나 열심히 노력해서 높은 사회적 지위에 있어도 혹은 열심히 돈을 벌고 사치스럽게 살아도 어딘가 공허함을 느낀다면 있는 그대로의 자신이 빠져 있기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 진짜 자신을 충족시키지 못하기 때문에 결핍을 호소하게 되는 것이다. 진정한 삶의 풍요로움과는 거리가 있는 것이다. 또한 아무리 열심히 노력해도 고생에 비해 보상은 턱없이 부족하고 내일 당장 출근해서 갑질 당할 생각으로 밤잠을 설친다면 역시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잊고 있기 때문일 수 있다. 진짜 자신이 원하는 일이 아닐 가능성이 큰 것이다. 


그래서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찾아가는 자신만의 여정이 필요하다. 이 여행은 누가 대신해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더구나 언제까지나 여행만 하고 있을 수도 없다. 일상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때로는 잠시 멈추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야 한다. 그리고 또다시 준비가 되면 자신만의 여정을 떠나야 한다.  그 여행의 끝은 아마도 여행 자체가 곧 일상으로 바뀔 때쯤이 아닐까 싶다. 이 책은 그 여행이 이어질 때마다 언제든 가벼운 마음으로 읽을 수 있길 바라며 쓴 글 모음이다.



감성 에세이와 인문학 책 사이 그 어디쯤


이 책의 성격은 아마도 공감 에세이와 인문학 서적 사이 그 어디쯤에 있을 것 같다. 여기에 속해도 괜찮을 것 같고 또 저기에 속하기에는 뭔가 부족한 듯한 글이다. 한마디로 이도 저도 아니지만 또한 이것도 저것도 담고 있다. 


이 책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한 번쯤 경험해 봤거나 고민해 보았을 법한 주제들이다. 특별한 이야기가 아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미 생각해 본 적이 있지만 그저 지나쳐버린 것들이다. 일상에 치여서 일수도 있고 마음이 다치는 것이 싫어 의도적으로 잊어버렸거나 자신도 모르게 잊힌 것일 수도 있다. 비록 특별한 경험을 말하지 않아도 혹은 전문적인 지식을 직접 설명해 주지는 않더라도 독자가 지금까지 마음 한 구석에 묻어 두었던 '있는 그대로의 자기 자신'을 스스로 꺼내어 보기에는 쓸만한 형식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래서 낯설지만 구속되지 않은 자신을 마주할 수 있는 작은 손거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책이 원래의 의도에 한참 못 미치는 모지리가 된 것 같다. 그래도 단 하나의 주제라도 누군가에게 닿아 공명하는 기쁨을 같이 누렸으면 좋겠다. 꿈보다 해몽이다. 비록 개꿈 같은 글일지라도 독자의 훌륭한 해석에 의해 나름 가치를 가진다면 이 책은 충분히 역할을 한 것이 아닐까 위로해 본다. 


자유롭게 되고자 하는 모든 인간은 자기 자신을 통해 그렇게 되어야만 한다. 자유는 그 누구에게도 기적의 선물처럼 하늘에서 떨어지지 않는다.
<니체, 즐거운 지식 99>




[일러두기]  


1. 이 책에서 특정 종교 혹은 사상에 대한 비판이 불편을 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역사적 사건을 언급하는 과정에서 특정 종교나 이념이 포함된 것뿐입니다. 주의 깊게 본다면 특정 종교에 대한 비판이나 정치적 편향은 이 책의 원래 의도와 전혀 관계가 없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2. 첫 번째 묶음 <익숙해진 구속이 주는 착각>에서는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들여다보기 위한 글 모음입니다. 두 번째 묶음 <낯선, 세상을 향한 자유>에서는 있는 그대로의 자신으로 세상을 다양하게 보기 위한 글 모음입니다. 모든 장은 서로 독립적인 내용입니다.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