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월요일은 우울하다. 일요일 오후쯤부터 문득문득 내일이 월요일임을 떠올리게 된다. 그러다가 일요일 저녁이 되면 사형 전날과 같은 압박감을 느끼는 것이다. 물론 사형 전날의 감정을 경험해 본 적은 없다. 그러나 꿈에서 사형 집행 하루 전 입장이 된 적은 몇 번 있었다. 아마도 무의식에서의 죄책감 때문이었겠지만 이유는 알 수 없다. 아무튼 꿈에서 느꼈던, 다음날 사형 집행을 기다리는 감정과 비슷하다. 그러나 정작 월요일이 되면 갑자기 이 모든 상황이 해소된다. 사형집행은 없다. 번지 점프 직전 강박감이 최고조에 달했다가 가장 깊은 곳으로 떨어지는 그 순간 모든 불안과 걱정이 사라지는 것과 같다. (번지 점프를 해 본 적은 없다. 내겐 극혐이다. 수많은 예능 프로에서 본 사람들의 행동을 아는 것뿐이다.) 그러니 월요일은 가장 우울하면서도 또한 그 우울감이 한꺼번에 해소되는 날이기도 하다.
현재.
월요일을 생각하면 '현재'가 떠오른다. 과거와 미래 사이에 순간으로 존재할 수밖에 없는 '현재'라는 시간이. '현재'는 끝없는 면적을 가지는 두 개의 시간, 과거와 미래가 만나는 경계다. 한마디로 과거와 미래 사이에 면적이 없는 하나의 경계선인 것이다. 현재가, 지금이 중요하다는 수많은 명언들이 경박하게 느껴지는 것은, 그 말 자체가 잘못이 있어서가 아니라 그것을 해석하는 방식 때문이다. 과거나 미래가 없이 이 경계선은 존재할 수 없다. 단순히 지금 하고 싶은 것을 하라는 해석이 맞는 것일까? 현재라는 이 경계선을 붙잡고 최선을 다하는 것이 삶에서 어떤 의미를 가지는 것일까?
월요일은 과거와 미래 사이의 경계인 현재와 닮았다. 불편하고 두렵고 불안하지만 기대감을 가지게 하기도 한다. 해소되고 극복되는 시간이라는 것 또한 알기 때문이다. 동트기 전 가장 짙은 어둠과도 같다. 어둠 속 불안과 기대감... 가장 깊은 심연이자 또한 그것을 극복하는 시간, 월요일. 그리고 현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