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 한가운데
은택이가 붙인 공룡 스티커에
햇살이 찾아왔다
몸집이 더 더 더 커지더니
그림자 공룡으로 변신했다
뾰족한 발톱을 세우고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내고
쿠왕쿠왕 소리를 냈지만
무시무시한 공룡은
사냥감을 한 마리도 못 잡았다
꼼짝 않는 공룡한테 누가 잡히겠냐며
은택이가 피자랑 치킨을 그려 주었다
검은 공룡은
냠냠 잘도 먹는다
거꾸로 가는 시계를 선물 받고 빼빼 마른 어린 나를 자주 만난다. 같이 쪼그리고 앉아 들꽃 보는 걸 좋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