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솜
아무리 꽁꽁 묶여도
풀릴 때가 있지
신발 끈도
단단한 결심도
걷다 보면
나도 모르게 풀려서
끈 밟고 넘어질 때가 있지
그럴 땐
무릎 꿇고
다시 묶어야 하지
서서는 못 묶지
깨끗해진 운동화에 하얀 운동화 끈을 구멍에 하나하나 끼워서 마지막 리본을 묶으면 어쩐지 나도 깨끗해진 기분이 든다. 목욕탕에서 막 나와 신선한 공기를 마시는 기분이랄까. 묘하게 새 마음을 갖게 하는 힘이 있다. 흙이 묻지 않는 깨끗해진 운동화를 현관에 가지런히 놓아두었다가 신고 나갈 때면 기분이 상쾌해진다.
반드시 무릎을 꿇고 묶어야 한다는 시인의 말이 가슴을 쿵 친다. 나를 넘어뜨리는 시간들을 자세히 보아야 한다는 소리로 들린다. 삶에 겸손해야 한다는 경고로도 들린다.
끈이 풀리면 다소 성가시지만 다시 야무지게 묶으면 단단히 감싸는 운동화의 힘이 내 발에 전달이 된다. 운동화에는 신경을 끄고 앞을 보고 걷게 된다.
긴 연휴의 끝, 오늘은
늘어진 시간의 관성 때문인지 다소 무기력하다.
탄성을 잃은 고무줄은 버리고
이 시로 탱탱한 오늘을 시작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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