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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다솔 Dec 23. 2016

글쓰기를 다시 시작하는 이유 3가지

브런치와 웹사이트를 시작하며


생각과 배움을 글로 정리하는 것이 좋았다. 뜻깊은 경험의 순간을 글과 사진으로 기록하면, 왠지 하루라는 한 걸음을 진득하게 내디딘 것 같아 홀로 뿌듯했다. 고등학교 때 공부의 모든 보람을 '노트 단권화'에서 느꼈던 나는 대학 진학 이후 블로그에 매진했고, 프랑스에서 지낸 8개월 동안 수십 개의 글을 썼다. 하지만 귀국 이후 1~2개의 단편적인 포스팅을 올렸을 뿐, 더 이상 글은 쓰지 않았다.





다시 글을 쓰는 것을 주저했던 이유 3가지

1. 웹에 글을 쓰는 것에 대한 회의감 (=다솔 닷컴을 보유하게 된 이유) 


2012-13년 싸이월드 블로그에 열성을 쏟았다. 맛집/뷰티 파워블로거들에 비할 수 없는 작은 블로그였지만, 남들이 관심 갖지 않는 프랑스 보르도(Bordeaux) 생활에 대해 쓰면서 포털 메인에 오르는 소소한 재미가 있었다. '내가 모르는 불특정 다수'보다는 '지인의 지인' 정도까지 공유된다는 점도 내 성향에 맞았다.  

그런데 돌연 싸이월드는 SK컴즈에서 분리된 후 서버 업데이트(..) 사건으로 나의 블로그 콘텐츠 / 구독자 / 댓글 및 모든 기록을 공중에 날린다. 이때 웹 상에 글을 쓰는 것에 대한 회의감을 크게 느꼈다. 타인이 보면 뭐 얼마나 대단한 기록이겠냐마는 홀로 꺼내보면서 뿌듯하던 일기장을 예고 없이 누군가 버린 느낌이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스스로의 기록을 공고히 저장할 웹사이트(다솔 닷컴)를 함께 만들었다. 

2. 내 실력으로 글 써도 되나? 하는 걱정. (공부하면 할수록 고수들이 보여) 


솔직히 나의 경험과 지식을 가지고 누군가에게 '도움되는' 글을 쓸 수 있을까에 대한 걱정이 크다. 사업을 하면 할수록 거상(巨商)이 보이고, 데이터 분석을 공부할수록 대가들이 보인다. '요란한 빈수레'가 되고 싶지 않았다.


출처: 한대훈 - 오픈세미나 [왜 내 게임은 완성되지 않았을까] 中

그런데 이렇게 '더 많이 알면 쓰자'라는 것 또한 거만한 생각일 수 있다는 글을 보았다. 개인이 언제고 진리에 다다를 수 있겠나 하는 진언이었다. 지금보다 더 많이 알고 성숙한 이후에도 시작은 어려울 것이다.

3. 시간이 없다는 핑계 


마지막 이유는, 공부하면서 일하기도 바쁘다는 핑계였다. 그리고 Laura Vanderkam의 TED 영상은 '결국모든 일은 우선순위의 문제'라는 일침을 주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쓰기를 마음먹은 이유 3가지

1. 존경하는 분들의 추천                


내 글쓰기 Motivation 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이유는 바로 시니어분들의 추천이다. 16년 동안 잡코리아를 이끌어온 기획 Head 이자, 몇글자만 대면 아는 주요 광고카피를 만들어오신 혜정님, 모든 IT기업이 고군분투 하는 QA(Quality Assurance) 부문에서 자동화를 척척해내시는 EA의 아시아리더 희섭님, 잡플래닛 검색과 추천 알고리즘뿐 아니라 데이터분석환경까지 도와주시는 능력초과 시니어개발자 호상님, 일주일에 하나씩 작은 '끄적임'(korshlee.com)이라도 남기는 것의 중요성을 알려주고 다솔닷컴을 만들게 해준 쿠팡PO 승환오빠, 그리고 날 GMT에 지원하게 만들고 글쓰기도 당장 시작하게 만든 동기부여 끝판왕, Ringle(www.ringleplus.com)의 CMO 주영오빠까지. "매일 겪는 배움의 순간들을 흘려보내기엔 아깝다"는 진심어린 조언들에 감사하고 황송했다.

2. 누군가에게는 전문적인 글보다 쉬운 글이 좋을 수 있다는 것                  


용기내기에 큰 도움이 되었던 부분이다. 경영학과 문과생 출신으로, 스타트업계에 적응해가며 Product Develop과 데이터에 적응하기까지 홀로 고군분투하던 시간 동안, 어려운 단어가 난무하던 글보다 나와 비슷한 배경을 가진 분들의 설명이 더 이해가 쉬웠던 적이 있다. 내 글은 어쩌면 '쉬워서' 누군가에겐 효용이 있지 않을까.  


3. 배우고 매듭짓는 기쁨                 


사실 글쓰기는 무엇보다 자기효능감을 충족시켜 줄 것이라고 본다. 좋은 글은 '많이 읽는 것'으로 시작해야 하므로 끊임없이 읽고 공부하는 동력도 될 것이다. 그리고 운이 좋으면, 같은 고민을 하는 분들과 소통하며 조언도 얻을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앞으로의 계획

개인적 가치관, 사업 이야기, 인터넷 서비스 이야기, 데이터 분석 이야기 등을 담아 소소하게 이야기를 풀어가고 싶다. 브런치는 주로 정보공유 위주로 풀어내려 노력(..) 하겠지만, 어느 순간 다양한 감상과 고민이 집적된 보따리가 되어버릴 수도 있겠다. 

주영오빠와의 약속(=숙제)대로, 연말까지 2개를 일단 쓰고 (이 글을 살며시 그 "2개"에 포함해본다) 내년 4월까지 10개를 쓰는 것이 목표이다. 

브런치에 남긴 글들은 모두 다솔 닷컴(www.dasowl.com)에도 병행해서 저장하려고 한다.


오랜만이라, 흥미롭거나 정교하지 않을 글을 읽으며 고생할 독자분들께 미리 양해를 구한다. 감사합니다 :)
http://dasowl.com/index.php/2016/12/22/brunch1-start-writ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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