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찬은 [ ]도 춤추게 한다

부부 교환일기 by 김쥬둥

by 다슈니와 호돌이

#26년 1월 21일

수요일



제 얕은 경험일 뿐이지만, 한국 사람들은 칭찬에 인색한 것 같습니다. 다른 나라에는 살아본 적 없어서 잘 모르겠네요. 사실 제가 칭찬에 인색할 뿐인데 국가적 문제로 비화시킨 것일지도요?

칭찬에 인색한 인간. 그것에서부터 파생되는 본질적 비극이 있습니다. 저는 칭찬은 잘 못하는 주제에 칭찬받는 걸 좋아합니다. 하지만 칭찬이란 무릇 탁구나 테니스처럼 서로서로 주고받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일방적인 칭찬은 대개 뭔가 바라는 게 있거나 아부로 비춰질 가능성이 있으니까요. 부모자식 간의 조건 없는 사랑이 아닌 이상에야,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봅니다.

칭찬을 받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죠. 성적표를 들고 달려온 아이처럼 성과를 자랑하는 방법. 하지만 이건 상대에 따라 반발심을 일으킬 수 있으니 자제해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가장 널리 쓰이는 방법론은 역시 먼저 칭찬을 하는 것이죠. 대체로 사람들은 자신들이 관심 있는 것에 눈이 가기에 칭찬받고 싶은 걸 칭찬하는 경우가 제법 많은 듯합니다.

사실 정말로 칭찬을 원한다면 그걸 잊는 게 곧 방법일 겁니다. 우리네 사람들은 대가를 바라고 한 행위에 대해 높게 치지 않는 경향이 있어서요. 저도 마찬가지고요. 그렇기에 보답이나 대가 없이 베푼 행동에 대해 존경하고 칭찬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설사 단순히 칭찬받고 싶어서 한 일이라 해도, 까짓 거 돈 드는 것도 아니니 하면 되겠지요. 처음에는 칭찬 때문이었다 해도 그게 마중물이 되어 선한 행동은 반복하게 된다면, 결과적으로는 모두에게 행복한 일일 테니까요.

갑자기 칭찬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건 최근에 본 영상 때문입니다. 정말 멋지고 존경스러운 어른답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나이 든 어르신이었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보면 굉장히 사소해 보이는 칭찬을 듣고 진심으로 활짝 웃으며 행복해하시는 것 아니겠어요? 해당 분야의 전문가에, 박사 학위를 받고 교수로도 활동한, 그런 분께서 정말 별것 아닌 칭찬에 기뻐하는 모습. 그 모습이 제 가슴에 어떤 울림을 주었습니다.

저는 제가 칭찬을 갈구하는 모습을 내심 창피하게 생각했습니다. 내면의 미숙함과 인정욕구의 발로인가 싶기도 하고. 자존감이 부족해서 그런가 싶은 생각도 들고. 다른 사람을 쉬이 칭찬하지 않은 것도 자격지심이나 열등감에서 비롯된 게 아닌가 싶거든요. 타인을 인정하면 어쩐지 지는 것 같기도 하고. 심지어는 누군가 칭찬하는 대상을 잘 알지도 못하면서 깎아내리기도 했습니다. 참 못난 인간이죠?

그런데 순수하게 칭찬을 기뻐하는 어르신을 보며 미소가 지어졌습니다. 칭찬을 할 줄도 모르고 갈구하는 주제에 칭찬을 제대로 받을 줄도 모르던 제 미숙함에 대한 해답처럼 보여서였을까요.

저처럼 타인을 칭찬하는 것에 인색한 분들이 어딘가에도 계시겠죠? ‘내가 왜 칭찬을 해야 하지? 칭찬을 하면 내가 손해 보는 거 아니야?’라는 치졸하고 쪼잔한 김쥬둥 같은 생각을 하는 분이 있다면, 결국 그 칭찬은 스스로를 위하는 게 될 수도 있다는 가설을 내세워야겠네요.

모든 이에게 스스럼없이 칭찬을 잘하는 분이라면 그 자신에게도 칭찬을 잘할 수 있을 테니까요.

그 누구보다 칭찬을 잘하고, 잘 받는 다슈니를 곁에 두고서 이렇게 멀리 돌아오다니요. 파울로 코엘료 작가님의 <연금술사>가 떠오르네요. 다시 읽어봐야겠어요.


칭찬은 [우리 모두를] 춤추게 한다,라고 생각하는 김쥬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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