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 교환일기 by 다슈니
#26년 1월 23일
금요일
저는 칭찬받기를 좋아합니다. 세상에 칭찬받는 걸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까요? 다만 저는 그 말을 그냥 흘려보내지 못하고, 기분 좋은 문장들을 다이어리에 하나하나 적어둡니다. 그리고 마음이 바닥을 칠 때마다 모아둔 칭찬의 구슬들을 입에 넣고 굴려봅니다. 알알이 달콤한 문장들이 다시금 제게 힘을 주곤 합니다. 이렇게 쓰니 애니메이션 <인사이드 아웃>의 라일리가 떠오르는군요. 감정 컨트롤 본부에서 기쁨이가 주도적으로 기억 구슬들을 노란색으로 물들이려 애쓰잖아요. 저 역시 제 마음속 기쁨이가 리더가 되어, 삶의 결정적인 순간마다 기억을 최대한 밝은 쪽으로 관리하고 있는 게 아닐까 싶어요. 그래서 오늘은 제 마음 저장소에 소중히 보관된, 기쁨이의 칭찬 구슬 몇 알을 꺼내 보려고 합니다.
사회 초년생 시절, 저는 늘 마음의 갈피를 잡지 못하고 헤매던 사람이었어요. 하루는 친구에게 “회사 사람들이 다 나를 싫어하는 것 같아”라며 잔뜩 위축된 마음을 털어놓았죠. 그때 친구는 망설임 없이 말해주었어요. “너를 싫어할 사람이 어디 있어. 설령 그렇다 해도 그건 네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아직 서로를 잘 몰라서 서먹한 것뿐이야. 그러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
그 말은 생각보다 큰 힘을 가졌어요. 다음 날 출근해서 마주한 동료들은 더 이상 무서운 도깨비처럼 보이지 않았거든요. 머지않아 나와 가까워질 사람들이라고 생각하니, 제 마음의 빗장이 먼저 풀렸어요. 결국 차가운 벽을 세우고 있었던 건 상대가 아니라, 겁에 질린 저 자신이었다는 사실을 그제야 깨달았습니다.
인생의 길 위에서 또다시 방향을 잃었을 때, 엄마의 한마디도 제 마음속 핵심 기억으로 남아 있어요. “너무 걱정하지 마. 우리 딸은 이미 잘하고 있고, 앞으로도 좋은 방향으로 갈 거야.”
그날의 출근길은 평소와 다름없었지만, 가슴 한구석은 유난히 든든했어요. 나는 지금 내가 좋아서 이 일을 선택한 거고, 언제든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어. 그렇게 생각하니 삶의 무게가 한결 가벼워졌습니다.
물론 저라고 해서 차가운 말을 듣지 않았겠어요. 다만 저는 그런 말들을 굳이 가슴에 오래 담아두지 않으려고 노력해요. 흔히 상처가 성장의 기폭제가 된다고들 하지만, 제 마음 건강에는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저를 살리는 말들 위주로 기억하기로 했어요. 이것이 제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지키는 저만의 서툰 방식입니다.
김쥬둥은 스스로를 칭찬에 인색한 사람이라고 말하지만, 제게 당신은 이미 충분히 칭찬을 잘하는 사람입니다. 매일 당신의 따뜻한 말들로 제 하루가 기쁨이의 칭찬 구슬로 물들거든요.
따스한 말 한마디는 누군가의 기분을 바꾸고, 때로는 한 사람의 인생을 바꾸는 힘을 지니고 있다고 믿어요. 그래서 오늘도 저는 누군가의 마음속에 예쁜 기쁨이의 칭찬 구슬을 굴려 넣어주고 싶어서, 여전히 서툰 칭찬을 연습해 보려 합니다.
달콤한 기쁨이의 칭찬 구슬을 잘 굴려주는 사람이 되고 싶은 다슈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