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에 책상은 어떤 공간이었나 생각해보면 공부하는 곳이라는 생각뿐이었고 학생때만 앉았던 곳 취업을 준비하기 위해 앉았던 곳, 무언가를 성취하고자 노력했던 곳이라는 생각이 강한 곳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럴 것이다. 책상. 한자어인 책상은 책 책(冊). '책', '책봉하다'등의 뜻을 나타내는 한자와 床은 '상 상'이라는 한자로, '상(床)', '평상(平床)'을 뜻하는 말의 합성어이다. 책의 평상 즉 글을 읽거나, 쓸 때에 받치고 쓰는 상을 말하는데 학생일때, 취준생일 때는 오롯이 책상의 역할을 하는 가구를 가지고 있었으나 결혼을 하고 나서 아이가 생기고 나서 나만의 책상이 있었나? 하는 생각을 해보면 아니다. 라고 답할 수 있겠다. 취업이 됨과 동시에 생긴 책상은 사무실 책상 뿐이었고 회사근처 마련한 좁디좁은 자취방에 있던 책상은 밥상이 되기도 하고 화장대가 되기도 했다. 그렇게 취업과 동시에 책상과의 인연은 멀어져만 갔다. 뿐만아니다. 책과의 인연은 더더욱 안녕! 세긋빠~! 그래도 죄책감이 있었는지 사무실 책상 한켠에 점심시간에 읽겠다며 당시 베스트셀러 한권은 꼭 책꽂이에 꽂아두었는데 하하… 타부서로 옮기면서 그대로 놔두고 오기도 하고 결혼을 하면서 집에있는 책장에 인테리어로 자리잡은 책이 한가득이었다.
결혼을 하고 신혼집을 꾸미기위해 각종 가전, 가구 리스트를 정리했다. TV, 냉장고, 침대, 화장대, 서랍장, 식탁 등등 하지만 내 리스트에는 책상은 없었다. 멀어지다 못해 아예 차단이 되어버린 내 삶속 책상이라는 존재. 신혼생활이 얼마지나지 않아 우리 가족에게 행복이 찾아왔고 남편도 나도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 생각하며 자금을 축적해야지 생각을 했지만 육아휴직중인 나는 아이를 돌보느라 정신이 없었고 남편이 공인중개사를 획득하겠다며 공부를 한다기에 거실 테이블을 작은 방으로 옮기고 등받이 의자를 만든 것이 우리집에 처음 생긴 공부하는 가구 조합이었다. 그 때 당시 나도 가게에 보탬이 되어야겠다며 블로그를 시작했고 컴퓨터를 할 수있는 공간은 아일랜드식 식탁이었다. 이제는 책상이 식탁이었던게 아니라 자취할 때와 반대로 식탁이 책상이 되어버린 것이다. 남편도 나도 책상이 절실히 필요했지만 하루에 몇시간 쓰지도 않는데 무슨 책상을 사나 하며 책상 구입은 미루게 되었고 ‘살림을 늘리지 않는 것이 좋겠다’ 로 결론을 냈었다.
나의 1년여 간의 육아휴직이 끝나고 남편이 바로 육아휴직을 하면서 나와 남편의 상황은 역전이 되었다. 하지만 아이는 자라 어린이집을 보내게 됐고 남편은 육아와 집안일을 도맡아하며 아이가 어린이집을 간시간, 새벽기상을 하며 주식, 부동산, 인문학 등을 공부를 야금야금했다. 혼자만! 재테크에 대한 지식을 쌓아가고 있었다.(나는 복직으로 정신없이 얻어맞고 야근을 밥먹듯이 할 때였는데 말이다.) 밥도 못먹고 야근하고 집에 돌아오면 나는 아이를 재우고 식탁에서 책을 보고 있는 남편에게 약간 불은 짜파게티와 캔맥주를 주문했고 ‘주문하신 음식 나왔습니다’하며 내 맞은편에 앉아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남편에게 책상을 선물해주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다. 6개월의 육아휴직 동안 100여권이 넘는 책을 읽으며 나에게 ‘우리가족은 앞으로 이렇게 살아야하고 저렇게 돈을 모을 것이며 나의 목표는 부자가 되는 것, 우리 가족이 경제적 자유를 누리는 것’이라며 어느 날 선언을 하는게 아닌가? ‘뭐야 이 남자, 대단한데?’ 그날 바로 난 남편에게 책상을 선물해주기로 마음 먹었다. 그렇게 결혼 4년 만에 작은 독서실 책상이 우리집의 리얼 1호 책상이 되었다. 남편은 더욱 열심히 우리 가족의 경제적 자유를 위해 공부했고 책상의 본 역할 잘 이용했다.
자기계발을 하게된 이유
남편도 육아휴직이 끝나 우리 부부는 맞벌이를 하게 됐고 퇴근 후 지친 몸은 책상이 아닌 쇼파, 침대로 향할 수 밖에 없었다. 역시 어쩔 수 없는 것인가…? 책상에는 먼지가 쌓이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나는 진급을 앞두고 부서가 변경되어 조기출근, 야근, 주말출근을 밥먹듯하며 업무를 했지만 업무적응과 한 회사에서 10년이라는 짬밥이 무색하게 잦은 업무 실수, 지하 100층까지 내려간 자존감으로 하루하루를 우울, 남앞에선 보일 수 없는 눈물로 지냈다. 하지만 이렇게 살 순 없다! 다짐하며 유튜브에 ‘자존감 높이는 법’, ‘일 잘하는 법’(회사생활 10년차가 일잘하는 법을 검색하다니 부끄럽기 짝이없다.), ‘직장상사 가스라이팅’ 등을 검색하며 나름 극복하려고 노력했다. 유튜브를 통해서 멘탈관리를 하던 중에 자존감, 일, 직장 등의 단어가 알고리즘으로 드로우앤드류, 김미경, 세바시 등등 자기계발의 최적화된 채널을 만나기 시작했고, 나는 자기계발 유튜버들이 하는 말이 나도 모르게 나에게 스며들었고 이 때문인진 몰라도 자존감도 높아졌으며 업무 능력도 높아져 상사의 쓴소리를 듣는 횟수가 줄어들고 있었다. 높아진 자존감을 몸소 느끼며 자기계발이 주는 효과가 있다. 난 자기계발을 해야 살아 가는 사람이다. 라고 생각하며 자기계발의 끝판왕 ‘미라클모닝’ 이라는 것까지 알게되어 21년 11월에는 2주정도 맛보기를 했고 22년 1월1일 부터는 본격적으로 5시에 일어나서 독서를 하는 새벽기상을 하게되었다.
21년 11월에는 남편에게 선물한 책상에서 책도 읽고 강의도 듣고 했는데 22년 1월에 시작한 미라클모닝은 책상의 존재를 까맣게 잊고 소파와 식탁을 전전하며 변변한 책상 없이 자기계발이라는 것을 한답시고 용케 일주일을 보내다 쇼파에서 졸고있는 나를 발견하고는 ‘아 맞다 우리집에 책상있지!’ 하며 남편에게 선물했던 책상을 점유하기 시작…
그렇게 잃어버린 내 책상을 새롭게 만들어 내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