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 ep2. 결혼준비

by 원투펀치

제가 먼저 결혼하자고 했고, 남편은 망설였습니다.


"나는 아직 박사과정 중이라 취업상태가 아니잖아. 나중에 졸업하고 번듯한 직장도 갖고, 직장에서 1년간 근무해서 정착한 다음에 결혼하고 싶어."



남편의 계획대로라면 저희는 최소 30대 중반에 결혼을 해야 하는 거였어요.

그러나 저도 저의 인생 계획이 다 있는 걸요.

전 계속 일하고 싶었기 때문에

아기를 낳고 다시 직장에 복귀하더라도 제 스스로가 젊었으면 싶었거든요.


"그래? 그럼 우리는 라이프 스케쥴이 안 맞는 것 같네."

오랜시간동안 대화하다가

서로 전혀 간극이 좁혀지지 않아 저는 끼고 있던 커플링을 주고 안녕. 한다음에

택시를 타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그 후 다음날.

"내가 맞춰볼게."

남편한테서 문자가 왔어요. 다시 만난 저희는 다시 스케쥴을 정해보고

얼마의 예산으로 결혼할 수 있을지 따져보았어요.

저희 부모님 회사와 제휴가 되어 있는 웨딩홀에서는 스+드+메를 총 60만원에 할 수 있더라구요.

그 외 부차적인 허례허식을 생략하니

생각보다 결혼하는데 많은 돈이 필요하진 않아 저희는 용기를 냈습니다. 결혼을 하기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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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그 당시 저희 부모님과 친하게 지내는 분이 계신데 상당한 재력가시거든요.

그 부모님께서 제가 마음에 든다고 그 집 아들이랑 선을 봤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하시더라구요.

저희 남편네 집안은 별볼일이 없는 것 같았는데..;;; ㅋㅋ

그런 집에서 저를 보고 싶어 하신다고 하니 '선이라도 한 번 볼까.'싶은 마음도 컸어요.

그때, 저희 부모님이 말씀하시기를

"돈은 있다가도 없고, 없다가도 있는 법이야. 돈을 따라가지 말고 사람을 보도록 해라." 라며

성실하고 착하고 자상한 저의 남편을 더 밀어주시더라구요.


그렇게 저희 부모님께 허락까지 다 받고

저는 부모님께 식장 투어 다닐 때에도 계속 공유를 드렸어요.

결혼식 날짜도 언제로 잡을 거다 말씀드리구요.

(식장 투어 다닐 때 날짜도 대략적으로라도 지정되어야 하잖아요.)


그리고 저희 남편은 저희 집에 인사드리러 왔었지요.

10년동안을 봐 왔으니 (저희 출신 대학교랑 친정집이랑 가까워서 남편-우리 부모님 자주 봤었습니다.)

익숙하고 친근한 상대지만,

이제는 가족으로 엮인다고 생각하니 꽤나 진지한 분위기에서 아빠가 예비 사위에게 말씀하시는데

저도 참한 척(?) 옆에 앉아있다가 방울토마토를 딱 씹자마자 입에서 방울토마토 국물이 포물선을 그리며

남편이 앉아있는 자리 바로 앞으로 떨어지는 참사가... ㅋㅋㅋㅋㅋㅋ (제 인생의 장르는 시트콤인 것 같습니다. 혹은 개그만화?)


그렇게 친정집은 인사를 드렸고, 이젠 시부모님께 인사를 드리는 날이 찾아왔어요.


남편한테 계속 닦달을 했죠. 날을 잡자. 언제 볼까? 하는데 계속 날짜를 fix를 안 해주는 거예요.

알고보니 글쎄

부모님한테 결혼한다는 얘기를 아직 안 했대요...


너무 놀라서 우선 부모님한테 말씀을 드리라고 꼭꼭 다짐을 받아놓고

추후에 남편을 통해 두 분께 말씀 드리긴 했는데 많이 놀라셨다는 애기와 시부모님 뵙는 날짜를 겨우 정했고, 드디어 대망의 며느라기 면접날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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