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망의 며느라기 면접날!
시부모님을 처음으로 만나는 자리이기에 아침부터 굉장히 떨렸습니다.
평소 잘 신지도 않는 구두를 신고 또각또각 힘겹게 걸으며 거의 2시간을 걸려서 찾아간 약속 장소...
힘들고 피곤하고 긴장되었지만 최대한 밝게 착한척 인사를 드렸지요.
"안녕하세요?"
아버님과 어머님은 인상이 좋아보였어요. 그리고 남편의 형도 그 자리에 나와있었지요.
우리는 모두 함께 회전초밥집에서 맛있는 식사를 했습니다.
아버님은 과묵하고 투박했지만 나름 저를 챙기시는 게 느껴졌고
어머님도 밝은 표정은 아니지만 그래도 저를 많이 배려해 주는 것 같았어요.
그리고 남편을 통해 최근에야 결혼한다는 소식, 이미 예식장과 날짜를 잡았단 소식을 듣고 많이 당황하셨다고 하셔서 "제가 OO이한테 계속 말씀드리라고 했었는데 말을 안 드렸었나봐요. 지인들이 좋은 식장/시간 예약 잡기가 어렵다고 해서 미리 예약 잡아둔 거고, 부모님이 다른 곳 아시는 데 있으시면 그쪽으로 변경할 의향이 있다."라고 말씀드렸지요.
사실, 식장 잡을 때에도 남편이랑 좀 의견충돌이 있었는데, 저희 친정은 손님들이 굉장히 많을 에정이었고 (부모님이 사업을 하십니다.) 시부모님은 지인은 별로 없이 친척 몇 분만 오시는 건데 시가 쪽 친척들이 오기가 힘들다며 남편이 서울을 고집하더라구요. 저희가 예약한 식장은 스드메 60만원에 해결되는 친정부모님 회사와 제휴된 예식장인데, 서울에서 하려면 꽃 값만 몇 백만원이었어요ㅠ 우린 생화 필요없다하니 그날 예식라는 팀들이 1/N로 내는 거라 뺄 구 없다 하구...
남편한테 "한 번하는 결혼식이고, 우리는 식구들이 지방에서 올라오는데 서울에서 오기가 그렇게 힘드시냐"라고 제가 우겨서 잡은 예식장이라 저도 시부모님들이 뭐라고 하실까봐 좀 걱정되긴 했었어요;; 다행히 식장을 변경하자는 말씀은 따로 없으셔서 그건 잘 넘어갔어요.
+
식사 후 카페로 자리를 옮겼는데
시아버지가 "근데, 너 얘가 왜 좋냐?" 라고 물어보시더라구요.
속으로 '뭐지? 왜 물어보시지?' 싶었지만
남편의 자상하고 섬세한 면을 말씀드렸는데
얘가 그렇냐면서 어리둥절해 하시더군요.
지금 생각하면 자기 자식에 대해 잘 모르시는 것 같은;; ㅋㅋ
그리고 이어지는 말씀.
"너, 너희 부모님한테 불효하는거야."라고 하시는 거예요.
왜 이런 집에 시집오냐면서...
결혼을 앞두고 가뜩이나 싱숭생숭한 마음인데
이런 얘기를 들으니 갑자기 눈물이 막 흘러나오더라구요.
카페에서 제가 우니깐 다른 가족들이 다 당황했었어요.
지금 생각하면
이 때 저는 바로 나왔어야 하는데요...
그때는 왜 저런 얘기를 하는 지, 이 분들이 어떤 마음을 갖고 사는 건지 전혀 몰랐어요.
그저 그들에게 좋은 사람, 착한 사람으로 보여야 한다는 생각밖엔 못했답니다. (도대체 왜?? 며느리는 왜 꼭 착해야 하나요.)
그렇게 울다가 끝난 며느라기 면접...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