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파스로 그려내는 세상

우리에게 필요한 건 크레파스?

by 글린이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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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그려가는 세상


크레파스로 그려질 그 세상 속에서 또 다른 이야기가 펼쳐진다.

또 다른 요술 기차가 나오고, 우주선과 우주인들이 등장한다. 그렇게 하얀 도화지에 아이들이 그려내는 그림들로 이야기를 따라가고 더 많은 이야기를 덧붙여나가면서 그 공간을 다 채워 나간다.


어른들을 위한 그림


"선생님 지금 나무를 그릴 거예요"

"나무? 그래 그럼 나무를 그려 볼까?"

"그런데 무슨 나무인 줄 아세요?"

"글쎄, 사과나무? 아님 귤나무?

"아니요 커피나무요 선생님이 좋아하시잖아요!"

아이는 그렇게 말을 하고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다. 아이가 그린 커피나무엔 종이컵이 달려 있다. 그리고 그 종이컵 안에는 황토색으로 채워 믹스커피를 표현하였다. 단순히 커피나무라 생각하면 나무에 커피 열매를 그릴 듯싶었는데 아이는 종이컵에 담긴 커피를 나무에 그려 넣었다.

'어떻게 이런 생각을?'

나는 나를 생각해 주는 마음도 고마웠지만. 종이컵에 담긴 커피를 그리는 6살 아이의 생각도 놀라웠다. 그런데 그 옆에 앉아 있던 아이의 그림을 보고 더 놀랐다.

"창민아 열차를 그렸네 그것도 화물 열차! 선생님 말이 맞아?"

"네 맞아요. 여기 짐 칸에 돈을 그려 넣을게요 저희 집에 돈이 필요하거든요. 맨날 돈 없다고 엄마가 그러시거든요. 그래서 돈을 많이 그리려고요"

"......"

나는 할 말을 잠시 잃었다. 아이들이 그려보고 싶은 세상에 어른들을 위한 마음이 담겨 있어서 기특하기도 하지만 뭔가 짠한 마음도 들었다.

"그렇구나 그럼 창민이 이거 다 그리고 창민이가 그리고 싶은 그림들을 그려 넣어보자 알았지?"

"네~"

크레파스로 세상의 모든 것을 그릴 수 있다고 알려주고 싶었다.. 그리고 너의 세상을 마음껏 그려보라고 말해주고 싶었다.

아이들이 그리는 세상은 그냥 알록달록 하기만을 바랐다.

그런데 가끔은 회색빛이 돌아 짠한 마음을 갖게 된다.


KakaoTalk_20220121_085229326.jpg <까만 크레파스와 요술 기차 중>
내가 그리고 싶은 세상

나는 매일 그려 나간다.

나라는 하얀 도화지에 성장하는 나를 그려나가 본다.

어떤 날은 그림책을 보면서 눈물과 미소 짓는 나를 그려보고.

또 어떤 날은 머리를 쥐어뜯으면서도 글 쓰는 게 좋아 머리를 굴려

한 문장이라도 마무리하려는 나를 그려본다.


살다 보면, 뜻대로 되는 일은 별로 없고 기대와 실망 사이에서 호기심과 꿈을 잃고,

인생의 울타리에 갇혀 지내기도 한다.

삶이 아름다운 동화와 같았던 어린 시절을 지나 이제는 이상한 현실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에게

필요한 건 무엇일까?

잠시 쉬어 내가 그리고 싶은 세상을 그려내는,

나의 세상을 잠시 점검해보는 크레파스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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