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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박은경 Jan 05. 2024

녹음으로 글쓰기


바쁜 와중에 언제 글을 쓰세요? 피로한 와중에도 정기적으로 글을 올리시는 분들, 어떤 방법을 쓰고 계신가요? 저는 요즘 녹음을 이용한 방식을 시도해 보고 있습니다.  출근길에, 버스에서, 걸어가면서, 전철 에스컬레이터에서 휴대폭 녹음을 해보았어요.


버스 기사 아저씨는 맞은편에 같은 번호 버스 기사님을 보고 손을 흔드십니다. 귤 한 봉지를 들고 타는 아가씨가 있고요. 큰소리로 인사하고 버스에 오르는 학생도 있습니다. 코를 골며 자고 있는 분도 있네요.


이렇게 쓴 글들은 후반 작업이 필요해요. 마침표라고 말하면 "."가 찍히는데 안 찍힌 부분이 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오자도 있지요. 너무 큰 소리로 이야기하면 미친 사람처럼 보이니 조심하세요. 급할 땐 통화하는 척하시는 것도 좋습니다. 추운 겨울에 손 시리지 않아서 좋고요. 운전자 분들은 신호 대기 중 녹음 버튼을 누르시면 될 거예요. 조용히 들려오는 나만의 내레이션은 멋질 겁니다.


물론 커피 한 잔과 음악과 카페에서 방에서 쓰는 것은 더 좋겠지요. 하지만 녹음으로 쓰는 글은 현장감과 생동감을 줍니다. 녹음하는 나를 보며 객관성을 찾아올 수 있습니다. 잊어버리기 쉬운 이야기들을 바로 잡아낼 수 있습니다.


일기를 쓰는 것은 하루를 두 번 사는 것과 같다지요. 단상을 놓치지 않는다면 의미있는 시간이 더 길어질 것 같습니다. 오늘도 꼭 쓰는 하루 보내세요.


사진은 올 가을, 창경궁 규장각입니다. 저때도 휴대용 붓과 먹물이 있었다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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