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커피 박스 안에서 검은 물체가 움직입니다. 해드 랜턴과 마스크를 쓴 사람이 재료들을 채워 넣고 있군요. 능수능란하고 요령을 피우지 않고 조용한 로봇입니다. 패밀리레스토랑 우동 코너에서는 로봇 팔이 우동을 말아줍니다. 뜨거우니 한 걸음 뒤로 물러나라거나 맛있게 드시라는 당부도 잊지 않습니다.
카카오톡에는 “Askup”이라는 챗봇이 있습니다. 카톡창에 바로 뜨는 방식이고 무료고 가입도 필요 없어요. 말로도 글로도 대화를 나눌 수 있습니다. 뭐든 물어볼 수 있는데 입력된 정보를 기반으로 정성스러운 답을 해줍니다. 빠르고 유쾌하고 재밌습니다. 단점은 진위를 항상 의심해야 하고 사고법을 잊어버릴 수 있다는 점입니다. 네가 누구인지 물으면 다음과 같은 답변을 합니다.
외롭다고 치면 다음의 답을 줍니다. 외로움은 인간의 본능에 가깝고요. 감정은 인간만의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챗봇이 알 수 없을 감정에 대해 어떤 대답을 할까 궁금했어요. 작년에 전시회에서 만난 로봇에게 같은 질문을 하니 그런 감정은 자신이 잘 모른다는 '솔직한' 대답을 했었거든요. 오늘의 챗봇은 제법 아는 체를 하네요.
‘폭우 속의 식물원’에 대해 글을 부탁해 보았습니다. 다음과 같은 답이 1분도 안 되어 도착했습니다.
재밌네요. AI를 통해 우리는 조금 더 창의적 사고를 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떠내려가는 떨어지는 잎들은 물방울과 함께 춤을 추는 듯'하다는 대목에서는 감탄을 조금 했고요. '식물들은 비에 강하지만 동시에 그 아름다움을 고스란히 드러낸다'는 말은 무슨 뜻인지 모르겠어요. 강한 용기와 영감이며 어려움을 극복한다는 말에서는 어지간히 부풀리네, 싶기도 했고요. 이러고 있으니 챗봇과 겨루는 느낌이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