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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박은경 Feb 23. 2024

당신은 어떤 노래를

시인 페에르 베아른은 인생이 “지하철, 일, 잠(metro, boulot, dodo)”이라고 노래했습니다. 당신은 어떤 노래를 부르겠습니까.


하루 종일 박스를 접는 사람도 있고, 닭을 튀기는 사람도 있고, 방치된 카트를 미는 사람도 있고, 빗자루질을 하는 사람도 있고, 야채를 볶는 사람도 있고, 도축을 하는 사람도 있고, 바닥을 닦는 사람도 있고, 운전을 하는 사람도 있고 그러다 보면 시신을 닦는 사람도 있고, 화구에 넣는 사람도 있고, 유골함에 옮겨 담는 사람도 있겠지요. 당신은 무엇을 하고 있습니까.


불을 쓰는 사람은 불로 살지만 불에 다칩니다. 물을 쓰는 사람은 물로 살지만 물에 다치지요. 칼을 쓰는 사람은 칼로 살지만 칼에 다칩니다. 하루 종일 모니터를 들여다보는 사람은 눈이 아프고, 하루 종일 판매를 하는 사람은 목이 아프고...  익숙해질 때가 되었지, 하는 방심이 상처를 만듭니다. 꿈꾸던 일이 우리를 지치고 망치게 할 때도 있습니다.


새로운 경험이 필요합니다. 조금이어도 충분합니다. 너무 많이 새로운 일은 전복의 위험이 있습니다. 그럴 필요가 있다면 완전히 새로운 경험 속으로 걸어 들어가야겠지요. 새로운 시각, 새로운 발상, 새로운 아이디어, 새로운 음식, 새로운 음악, 새로운 향기도 좋습니다. 다른 장소의 다른 사람이 되어 다른 인생을 사는 기분이 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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