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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박은경 Mar 26. 2024

좋아합니다, 장기하

능청맞은 표정, 장난스러운 행동, 누구의 영향도 받지 않은 듯한 독창성, 약간 설치류를 닮은 귀여움(죄송), 나사가 조금 헐거워 보이는 설정, 남의 눈치 보지 않는 자유로움, 방만한 자신감(죄송) 등에도 불구하고 선을 넘지 않는 반듯함까지 좋아합니다. 물론 노래도요.


한 기사에서 장기하는 이렇게 말합니다. "두각을 나타낼 수 없는 건 다 포기해요. 세상에 잘하는 사람은 너무 많고, 잘하지 못하면 고통받으니 신속하게 단념하는 거죠. (…) 가창력에서도 두각을 나타낼 수 없어요. 그렇게 하나둘 포기하다 보면 알게 돼요. 최고가 없으면서 내가 1등 할 수 있는 분야는 개성이라는 걸." (2020. 10. 26 <조선비즈>)


그러니 선택과 집중입니다. 포기란 그럴 때 유용한 것이죠. 내가 잘하는 것이 싫어질 때가 있습니다. 보통은 외부의 자극이나 비교에 의해서요. 왜 난 늘 이렇게만 쓸까 싶을 때요. 그래서 그것을 없애다 보면 누가 써도 될 글을 쓰게 됩니다. 둥글둥글, 선한 결론은 누구도 만족하지 못하는 글이 됩니다. 그런 건 멋지게 써도 하나도 기쁘지 않아요. 독자는 눈치채겠지요.


잘하던 것을 더해야 합니다. 비교하고 눈치 보지 말고요. 그만 좀 하라고 해도 무시하면서요. 그럴 때 잘하던 것을 더욱 비범하게 해낼 수 있고, 바로 그것이 나만의 날카로운 특이점이 됩니다. 개성이라는 거죠.

dingo freestyle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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