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박은경 Mar 28. 2024

시작의 맛

차이코프스키는 평생 우울증에 시달리다가 콜레라에 오염된 물을 일부러 마시고 53세에 목숨을 끊었다지요. 비창은 그가 사망하기 9일 전에 초연되었다고요. 원래는 법학을 전공했지만 음악원 야간반을 다니면서 작곡가의 길로 나섰다고요. 음악을 처음 배우는 차이코프스키를 상상해 봅니다. 배우기 전에 이미 열망은 꿇어넘쳤겠지요.  배우는 매 순간 열망하고 절망하고 의심하고 다시 집중했겠지요. 어떤 미래가 올지 아니 미래에 어떤 선택을 할지 알았다면 음악원에 다니지 않았을까요? 법학자로 안전하고 지루한 삶을 살며 나름 만족했을까요? 그쪽으로도 평타 이상을 쳤을까요? 선택의 순간은 늘 불안합니다. 그것의 파장은 우리의 가시거리 밖에 있습니다. 그래서 매혹되고 홀리는 것 같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좋아합니다, 장기하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