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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박은경 Mar 29. 2024

오늘 아침 목련


오늘 아침 목련, 정말로 북향이네요. 언제나 변하지 않는 것. 그 점이 마음에 꼭 듭니다. 기준 삼을 수 있으니까요. 목련의 입장에서는 부지런히 서둘러, 여기 너도 저기 너도 그래 밀어 올려! 뚫고 나가! 춥다고 약한 소리 하지 말고 피라고 재촉할까요? 야! 방향 잡아. 거기 아니잖아. 우측으로 10도 틀어. 너는 완전히 틀리잖아. 반대로 돌아야지! 이렇게 소란스러울까요? 아님 저절로 전자동화된 시스템 속에서 온몸의 꽃봉오리들이 스르륵 움직였을까요? 애씀 없이 되는 일일까요?


매화도 피어났는데요. 추위를 뚫고 피어난다고 정신승리다 대단하다 극찬하는데요. 혹시 매화의 입장에선 어쩔 수 없이 그렇게 되어버리는 것은 아닐까요? 그걸 좋아해서 그러는 것 아닐까요? 새벽마다 잠에서 깨어나는 엄마처럼, 늦도록 잠 못 드는 L처럼 뭘 어떻게 하고 말고의 선택 없이 이미 길들어 버린 것일까요? 신비롭고 궁금합니다. 끌어당긴다는 것, 끌려간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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