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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박은경 May 24. 2024

백 퍼센트의 마음

언젠가 다큐에서 보았는데요. 에도시대 장어를 손질할 때면 등을 열어 내장손질을 했답니다. 배를 여는 게 편하지만 할복이 연상되었기 때문이라죠. 우리의 바닷가에서는 구운 생선을 뒤집어서 발라먹지 못하게 했답니다. 출항한 배가 뒤집힐까 염려한 거죠. 그런 마음 이해합니다. 아이 입시 전날에 안방 문고리가 고장 났습니다. 허겁지겁 새 손잡이를 사서 낑낑대며 교체를 했습니다. 껌뻑거리던 바깥 화장실 등도 교체했어요.


미신이라는 것들 중에는 마음의 지극함에 대한 이야기가 많습니다. 뭐라도 더 해주고 싶어서, 보이는 것뿐 아니라 보이지 않는 것들까지 정갈하고 정성스럽게 준비해두고 싶어 집니다. 그렇게 해야 마음이 편하고, 마음이 편한 게 제일 중요하니까요. 풀어지려는 신발끈을 다시 묶고, 떨어지려는 단추를 미리 달고, 휴대폰을 백 퍼센트 충전하고, 에 또 뭐가 있으려나. 그렇게 오늘도 출항하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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