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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박은경 May 27. 2024

주눅 든 매혹

"(…) 성장을 쉽게 방해하는 방법도 있다. 타인의 시도를 조롱하는 것이다. 그럼 무대 위에서 떨고 있는 사람은 수치심을 느끼며 다시 시도할 용기를 잃게 된다. 이 일이 애초부터 자신과 어울리지 않는 일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그래서 누군가 내게 글쓰기를 하고 싶은데 조언해 줄 말이 있냐고 묻는다면 당신 안에 창작자를 보호하라는 말을 하고 싶다. 그 창작자는 어린아이와 같아서 타인의 말에 쉽게 영향받고 쉽게 상처받는다. 아직 숙련되지는 않았지만 수많은 가능성을 품은 당신 안의 창작자는 보호받아야 한다. 무엇보다 누가 해주기 전에 스스로 그렇게 해야 한다. 그러다보면 어느새 고사리처럼 아름답고 온전해질 테니까." (240521 경향신문 하미나 "고사리처럼 쓰기" 중)


이 작가는 어째서 이렇게 매혹적일까요? 사람의, 인생의 매혹이 글(기타 창작물)의 매혹을 견인하는 걸까요? 저는 그렇다고 생각합니다만.. 인용한 저 글을 읽으며 동감한 부분은 "내 안의 창작자 보호"입니다. 합평의 폐해가 그것 같아요. 합평이란 것이 비평이 되기 십상인데 내 안의 어린 창작자는 모든 것을 꾸역꾸역 삼킬 테니, 독인지 약인지 거르지도 않고 수용할 겁니다. 창작 의욕을 상실하거나 창의적 발상들이 변질되기 시작하는 거죠. 너무 고쳐서 원래의 감각이 상실된 글, 좋지도 않고 나쁘지도 않고 무난 그 자체인 글은 아무도 읽지 않을 겁니다. 그 모든 과정이 수련의 수순일 수는 있지만 소탐대실입니다. 무엇보다 주눅 든 매혹, 같은 건 없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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