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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박은경 Jul 01. 2024

인생이 이렇구나, 하고

한 아이가 뭐라고 투덜대자 옆의 아이가 말합니다. "인생이 다 그렇지 뭐…" 웃음이 터지려는 걸 참습니다. 그게 맞는 말이고, 어디든 붙일 수 있는 밴드 같은 말 같아서요. 더 정확한 심정은 사는 게 다 그렇지에서 사는 게 어떻게 이렇지, 사이를 진자처럼 왕복하는 것도 같고요.


마감할 일들에 엄마 제사에 삼시 두세 끼를 고민했는데, 엄마 제사는 다음 주였고(엄마 미안) 끼니는 햄버거에 짜장면에 초밥에 대략 절반은 남의 음식으로 해결했습니다. 잠들거나 졸지 않고 집중하는 게 더 큰일이더라고요. 커피도 자양강장제도 한계가 있으니 잠은 좀 자야 하고요. 어느 시점, 데드라인에 임박했다면 이것으로 되었다, 마음 절반은 비우고요. 나머지 절반은 끝까지 꺾이지 않는 쪽을 고집했습니다.


다음은 발터 벤야민, 일방통행로 사유이미지 중의 내용입니다. "오늘날 아무도 자신이 할 수 있는 것만을 고집해서는 안 된다. 즉흥적인 것에 강점이 있기 때문이다. 모든 결정타는 왼손으로 이루어지게 될 것이다." 여기서 즉흥성은 열어둔 감각의 소산이기도 하지만 숙고할 시간이 부족할 때 조우하게 되는 축복인 것도 같습니다.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메모해 두기만 한다면요.


벌써 7월이지만 한 해가 절반이나 남았네요. 인생이 그렇지 뭐, 에서 인생이 이렇구나! 의 순간으로 나아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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