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일이 서바이벌 게임 같습니다. 방탈출 같기도 해요. 피구 같고 수건돌리기 같습니다. 바라보는 건 재밌을 수 있으나, 선수들은 흥겨울 수 있으나 하루하루 비기너 같은 이들에게는 힘겹습니다. 이 게임에 숙달하게 될 즈음에 게임이 끝나겠지요. 타고나길 선수일 수는 없고, 몇 생을 되풀이한 결과가 아닐까요. 게임을 잘하려면 연구하고 연습하고 건강한 몸과 마음으로 집중해야 할까요. 열심히만 하면 숙련자가 될 수 있을까요.
"우리 중 하나는 이제 떨어진다는 거죠?
우리는 별로 중요하지 않았다
하나만 중요했다
살다의 반대말은 죽다가 아니야
떨어지다지
내가 살아남았다는 것은
누군가는 떨어졌다는 것이다
오늘부로 너는 우리에서 이탈하게 된다
우리로부터 떨어져 나가게 된다
감정은 수용성이라
떨어진 자는 떨어져서 울고
떨어지지 않은 자는
떨어지지 않아서 운다
편성표가 말한다
슬퍼할 시간을 딱 일주일 주겠다.
그 사이
지난주에 네가 살아서
열광하던 사람들이
너를 집요하게 비난할지도 모른다
너는 갈수록 가볍고 희미해질 것이다
네가 없는데도
남은 자들은 우리를 만든다
취향도 다르고
성격도 다르고
비슷한 것이 하나 없는데도
살아남았으니까
또 한 고비를 넘겼으니까
일주일 동안 우리는 함께 슬퍼한다
시간이 흐를수록
우리의 규모는 점점 작아진다
하나에 가까워진다
우리 중 하나는 이제 떨어진다는 거죠?
정확히 일주일 후
우리가 입을 모아 말한다
유일하게 우리가 우리 같은 순간
너 나 할 것 없이
침을 삼키는 순간
하나만 남았다
나만 남았다
오늘부로 나는 우리라는 말을
쓸 일이 없게 된다."
-오은, 서바이벌, <유에서 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