람다스의 <Be Here Now>에서 다음의 시를 읽었습니다.
나는 내가
안다는 것을,
그리고 내가
모른다는 것을 안다.
그런데 잊어버린다.
나는 내가
눈멀었음을 안다.
그리고 만물 속에서
눈멀게 하는 빛을 본다.
그런데 잊어버린다.
나는 내가 아는
그것을 본다.
나는 내가 보는 그것을
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가끔 잊어버린다.
그런데 이것이
순리다.
모든 걸 잊은 끝에
나는 기억해낸다.
-로니 브라운 Lonny Brown
책을 읽고 생각을 하고 기록을 하는 과정의 유용함을 이 시를 읽으며 생각했습니다. 다 아는 얘기이지만 잊어버리니 또 읽어야 하고 수없이 잊어버리고 다시 기억하는 과정을 통해 의식 속에 새겨지는 무언가가 있을 것 같습니다. 깊이 체화된다면 갑작스레 분노가 솟아오를 때, 슬픔에 빠져들 때, 우울해질 때, 심심할 때, 무기력해질 때, 지나치게 조증일 때조차 중심을 잡기 쉬워질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