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슬픔과 책임

by 김박은경

출산을 축하합니다. 아기를 축복합니다. 아기 엄마도 행복하세요. 아이가 생겼는데 아이 아빠가 없다면, 비난받을 수 있습니다. 남자를 맹비난하고 여자를 안쓰러워하는 분위기입니다. 남자가 무책임하다는 거죠.


하지만 사는 게 늘 계획대로 되지는 않으니까요. 사랑을 나누는 행위의 책임은 두 사람 모두에게 있습니다. 결혼은 더욱 두 사람의 동감과 동의가 필요하지요. 어느 한쪽이 원치 않는 관계는 지속될 수 없습니다. 아이가 생겼는데 결혼하지 않는다고 비난하는 건 쉬워요. 간신히 식을 올리고 함께 살 때 정말로 행복할까요. 행복하지 않더라도 그 결혼을 해야 할까요. 억지 결혼하고 살다 보면 정이 들고, 아이를 중심으로 도는 새로운 우주에 정주하게 될까요. 진심은 없고 책임감만 남은 생활, 상대가 진정으로 원하지 않는다는 것을 아는 관계의 지속이 행복을 줄까요. 두 사람 모두 불행하게 되지 싶은데요. 둘 다 아이를 사랑하겠지만, 아이의 인생만큼 각자의 인생도 중요하니까요.


연예인 여자와 남자와 그들의 아이의 출생 이야기로 아침부터 시끌시끌합니다. 이럴 때 이게 어떤 사안을 흐리게 만드는 작전인가 의심이 된다는 게 우선 씁쓸하고요. 남녀의 사랑과 임신과 출산이 포털의 대문을 장식하고 왈가왈부하는 게 맞는가 또 씁쓸합니다. 그러거나 말거나 그들의 인생, 잘 살아갈 텐데요 뭐. 이런 첨언조차 저속한 것이라 또다시 씁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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