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이 우리들은 아니지만

by 김박은경

"러 파병 북한군, 쿠르스크서 지난주 1천 명 이상 사상" (연합뉴스 241228) 이런 기사를 읽으며 사진을 보며 이상한 기분에 사로잡힌다. 그들과 우리들,이라고 생각하고 싶은데 그냥 우리들 같다.


우리와 같은 얼굴, 우리와 같은 글자들. 그들이 썼으나 전하지 못한 편지를 우리는 쉽게 읽고 이해할 수 있다. 드론에 포착된 청년의 얼굴은 겁에 질려있는데 그 순간이 지나 그는 영영 사라졌을 텐데. 그의 죽음을 그의 가족들은 언제 알게 될까. 조국을 위해 목숨을 바쳤다고 종이조각 같은 걸 내려줬으려나. 그 일이 어떻게 조국을 위한 일인가.


남의 나라의 그들이 남의 나라 전쟁 용병이 되어, 총알받이가 되어, 소모품이 되어 죽고 또 죽어도 아깝지 않게 (그들의 왕에 의해) 여겨지다니. 더 갖다 쓰라고 아직 많다고 호탕하게 웃고 있을 텐데. 먹고살게 해 줄 수 없어서 고민이었는데 먹여주고 입혀주고 죽여 없애 부담을 덜어주었다고 좋아하겠지. 무기도 팔고 돈도 벌고 일거양득이라며 웃고 있겠지.


그들은 그들일 뿐이었는데 그렇지가 않은 것 같다. 나의 친척 같고 나의 이웃 같고 원래 알던 사람 같고 도와주고 구해줘야 할 것 같은데 할 수 있는 일이 없고. 그들이 우리들은 아니지만. 가난한 나라의 어리석은 왕은 모든 악의 축이고, 그들에게 없는 미래가 우리에게는 있을까 두렵고 걱정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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