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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봄의 맛

by 김박은경

비비비비 삑삑삑 짹째짹 빅비비 빨리삐이, 새들입니다. 겨울에는 울지 않았을까요. 그럴 리 없는데 이제야 들리고, 들리니 이제야 봄 같습니다. 바닥에 떨어진 아이스크림 포장이라니 이른 봄밤이 추웠을 텐데, 취기 끝의 후식이 아니었을까 짐작을 합니다. 찬 거 먹고 술 깨서 가자, 했으려나요. 요거 하나만 먹고 가자, 하며 오 분 십 분 함께 있고 싶었을까요. 각자의 집으로 가려고 버스로 택시로 돌아서는 입속에는 달콤함이 남아 있겠지요. 정류장 구석에는 허쉬초코드링크도 버려져 있던데 아직 어린 소년소녀들의 주전부리였을 수도 있겠습니다. 코코아라니 어린애! 돼지바라니 돼지! 하면서 투덕투덕 옥신각신 즐거운 하굣길이었을 수도 있고요. 초봄은 차갑고 달콤합니다. 금방 녹아 사라지겠지요. 천천히 녹여 먹읍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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