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분이 한 방향으로만 있으면 안 되는 줄 알았어요. 볕을 받는 잎사귀만 받고 그늘에 있는 잎사귀는 내내 어둡게 두면 안 된다, 정기적으로 방향을 이리저리 바꿔주자고 생각했거든요. 그게 아닌가 봐요. 그렇게 하면 식물이 볕을 따라가느라 어지러워서 몸살을 앓는다네요. 정말인가요? 하여 화분에 작은 표시를 해주었어요. 이쪽을 볕 쪽으로 향하자고요.
사람도 마찬가지 같습니다. 커다란 방향은 일관성 있게 몰고 가야 하고요. 그 흐름 안에서 이리저리 방법을 모색할 수 있겠지요. 큰 흐름 자체를 찾아 오래 헤매는 것은 시간과 에너지 소비입니다.
여기서 딜레마가 생겨요. 해보지 않은 것은 잘할 수 있을지 없을지 알 수 없으니까요. 큰 흐름 자체가 옳은 것인지 아닌지도 주기적인 의심이 필요합니다. 가보지 않은 길에 대한 은유라면 인간의 본능일 테지만 말이죠.
주기적으로 큰 방향을 고민해 보는 시간도 (의외로) 필요합니다. 그 방향이 정해진 다음에 집중해서 파고 들어가되 세부적 방법은 다양하게 시도해 보는 거죠. 그래서 안식년이 필요합니다. 그 좋은 걸 줄 리 없다면 자발적으로 챙기는 건 어떨까요. 삶의 쉼표처럼요. 일 년 한 번, 한 달 한 번, 한 주 한 번, 하루 한 번도 좋겠습니다. 휴대폰은 멀리 놔야겠고요. 깊은 심호흡이 필수겠지요.
아이들 어렸을 때 이 학원 저 학원 보내는 것이 나쁜 일만은 아닌 것 같아요. 미술을 잘하는지, 피아노에 소질이 있는지, 글을 잘 쓰는지 해보지 않고는 알 수 없으니까요. 새로운 맛보기 정도로 순례하는 과정이 꼭 필요합니다. 다 잘하라고 강요하는 것은 흥미를 잃게 만드는 지름길이 되겠지요.
화초 하나 잘 키우기도 이렇게 어려우니 아이를 잘 키우는 일은 얼마나 어려운지 새삼 생각하게 됩니다. 아이만이 아니라 스스로도 잘 키우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