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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ve Sep 05. 2021

PROJECT 와 TASK 는 어떻게 다를까?

마음의 평화를 얻는 업무 관리#1


우리의 머릿속은 복잡합니다.


하루에도 수 없이 많은 업무 요청이 들어오고, 우유 사오기(Remember the milk)로 대표되는 까먹지 말아야 하는 목록도 점점 늘어납니다. 동시에 책 읽기, 맛집가기 등 내가 하고 싶은 일들도 순간순간 머릿속에 떠오르죠. 이 모든 것들을 머릿속에 담고 다니다 보니 어른이 될 수록 머리는 지끈지끈해지는 것 같습니다.


이러한 지끈지끈한 머릿속을 덜어내기 위해 우리가 가장 먼저 한 것은 해야 할일 목록을 만드는 것이였습니다. 처음엔 작은 메모장을 준비했고, 플래너에 적기도 하다가, 스마트폰으로 넘어오면서 다양한 할일 관리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그렇다고 우리의 머릿속이 완전히 개운해진것은 아닙니다. 왜냐하면 덕분에 할일들은 끊임 없이 늘어났기 때문이죠. 너무 많아져 헷갈리는 할일들을 위해 우리는 카테고리마다 추가 목록을 만들어 관리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목록이 많아질 수록 내가 집중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헷갈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다음으로 우리가 한 것은 우선순위를 만들어 관리하는 것이였습니다. 매번 목록을 훑어보고, 그 중 중요한 일들을 체크하기 시작했습니다. 중요도를 체크하거나 Flag 혹은 별표를 표시해서 가장 중요한 일들을 먼저 체크하고 관리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중요한 일들보다는 중요하지 않은 자잘한 일들이 더 눈에 들어옵니다. 이 할일들을 하나라도 더 많이 해치우고 싶은 욕망에 당장 처리하기 쉬운 자잘한 업무들 부터 해치우기 시작합니다. 마치 공부하기 전에 책상정리하는 것 처럼 말이죠. 그렇게 자잘한 일들을 모두 해치우고 나니 뭔가 마음의 평화가 온것 같지만 정작 별표 표시한 가장 중요한 일은 목록에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내일은 개운한 마음으로 중요한 일부터 하기로 마음먹지만 인생이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습니다.


여러 업무들이 쌓여갈 수록 우리는 스트레스를 받기 시작합니다. 사실 그 중에는 중요하지 않은 일도 있고, 지금 신경쓰지 않아도 되는 일들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왜인지 모르게 그 목록에 압도되어버리곤 합니다. 뭔가 마음의 평화를 얻기 위한 대책이 필요합니다. 결국 수 많은 할일관리 도구들을 돌아다니며 노력해보지만 여전히 정착하지 못하는데에는 여전히 뭔가 풀리지 않는 무언가가 있는 것 같습니다. 공감되시나요? 저 역시 이러한 시행착오를 반복해왔고, 이제야 어느정도 그 이유를 알아가며 마음의 평화를 조금씩 얻어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주 부터 몇 주간 마음의 평화를 얻는 할일관리 방법에 대해 연재해보려고 합니다.


오늘은 '첫번째로 프로젝트와 태스크를 구분하라' 라는 주제로 시작하려고 합니다. 프로젝트와 태스크는 어떻게 다른가요? 여기서 말하는 프로젝트는 회사에서 진행하는 대규모 프로젝트와는 조금 차이가 있습니다. 개인의 업무에서 잘게 쪼갤 수 있느냐 없느냐로 구분하는 개념으로서의 프로젝트로, GTD로 잘 알려진 David Allen 이 최초로 제안한 개념입니다.



GTD 시스템의 적용 그 전과 후


David Allen 은 쏟아져나오는 일들로 인해서 복잡한 머릿속을 해결하기 위해 Inbox 라는 개념을 도입하였습니다. 머릿속에 할일들을 담아두며 스트레스 받지 말고, 일단 Inbox 에 모두 집어넣으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이 Inbox 에 들어간 모든 것들은 GTD 시스템에 의해 자동으로 업무가 처리될 것이니 지금은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뭔가 머리가 맑아지는 듯 한 기분입니다.



이제 GTD 시스템을 시작합니다. GTD 시스템은 Inbox에 있는 일들을 하나씩 꺼내어 처리하기 시작합니다. GTD 시스템의 특징은 우선순위를 고려하지 않는 것입니다. 닥치는대로 일을 처리해가는 시스템입니다. 인박스에 들어온 것들은 먼저 업무인지 아닌지로 구분됩니다. 업무가 아닌 경우에는 레퍼런스로 저장하거나, 버리거나, 언젠가 할일 목록으로 이동시킵니다. 그리고 액션이 가능한 업무로 분류된 경우에는 2분안에 이 일을 끝낼 수 있는지를 판단합니다. 2분안에 끝낼 수 있다면 바로 해치워버리고 그렇지 않다면 일을 위임하거나, 다음 할일로 쪼개어 관리합니다. 잘게 쪼개진 할일들은 적절한 시점에 마치 기계처럼 해치워 버리면 됩니다.



GTD 시스템은 마음의 평화를 불러오듯 하지만...



저 역시 이 GTD 시스템에 열광하며 오랜 기간 이 시스템을 적용하며 일해왔습니다. 특히 머릿속을 비우는 Inbox 라는 개념이 너무 좋았고, 그 때 만난 Evernote 라는 툴은 Inbox 의 가장 이상적인 형태를 갖추었습니다. 생각나는 모든 것들을 Remember Everything 을 하기 위해 저장했고, 수시로 Inbox 를 비우며 일을 해치우곤 했습니다. 하지만 GTD 시스템 역시 완벽한 해답은 아니였습니다.


GTD 시스템은 몇 가지 문제가 있었는데, 바로 일을 해치우는데 목적이 있다보니 그 일의 목적을 잃어버리기 쉽다는 점이였습니다. 그리고 일을 잘게 쪼개는데에 너무 많은 시간이 들었습니다. 매번 그 작업을 해줘야 했는데, 쪼개고 나면 마치 일을 한 듯한 착각을 주어 실제로 진짜 중요한 일을 진행하지 않는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또한, 다소 귀찮은 작업 때문에 하루라도 늘어지거나 정신없이 바빠지는 경우 시스템 자체가 돌아가지 않는일이 반복되었습니다. 결국 GTD 시스템은 정작 쏟아지는 일들을 빠르고 정확하게 처리해야 할 때 제대로 동작하지 않는 문제점이 발생했습니다.


또한, 일을 잘게 쪼개어 빠르게 실행하는데 목적이 있다보니 오랜시간 고민이 필요한 창의적인 일에는 잘 어울리지 않았습니다. 프로젝트 하나를 처리하기 위해서는 그것을 머릿속에 넣어두고 다양한 레퍼런스와 함께 머릿속에서 고민하는 시간들이 필요한데, 처리하는데 급급해지다보니 퀄리티에도 문제가 생겼습니다. 물론 저와는 다르게 GTD 시스템을 성실히 운영함으로써 삶의 질을 변화시킨 분들도 분명히 계실테지만 일단 저는 끊임없이 지속가능한 성실함과는 다소 거리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프로젝트와 태스크의 차이점


하지만 GTD 에서도 배울 것이 있었습니다. 바로 프로젝트라는 개념 입니다. 프로젝트와 실제 처리할 태스크를 구분하는 것이 일을 실행하는 부담을 줄여준다는 것을 알도록 도와줬습니다. 그래서 저는 GTD 보다는 조금 더 큰 단위로 태스크를 쪼개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프로젝트와 태스크를 다음과 같이 구분하였습니다.



프로젝트와 태스크의 차이점 = 어떤 일을 할 때, 그 일의 작업 시간 예측 가능의 유무


즉, 이 일을 하는데 대략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 예측할 수 있다면 태스크 이고, 그렇지 않다면 프로젝트 입니다. 예를 들어볼까요?


예를들어 가족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고 가정해봅니다. 가족 여행을 계획하는데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 딱하고 계산되시나요? 저는 잘 계산이 되지 않네요. 그래서 이것을 저는 프로젝트라고 부릅니다. 그러면 이 프로젝트를 시간 예측이 가능한 단위로 쪼개어 봅니다.


여행 일정 정하기 - 30분

가족 여행지 리서치 - 1시간

가종 여행지 정하기 - 30분

숙소 예약하기 - 30분

맛집  투어 코스 검색하고 정보 정리하기 - 1시간


이렇게 쪼개어 보니 이 프로젝트를 수행하는데 약 3시간 30분이 소요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면 이젠 가족 여행 준비를 마치기 위해 대략 얼마나 시간이 걸리는지를 예측할 수 있게 됩니다. 이번에는 독서 계획을 세워볼까요? 이번에는 평소 내가 꼭 읽고 싶었던 책을 하나 선택합니다. 저는 최근 '눈떠보니 선진국' 이라는 책을 읽기로 마음먹었는데요. 이 책을 다 읽는데 얼마나 시간이 걸릴까요? 잘 감이 오지 않으신다면 이 역시 프로젝트가 됩니다. 이제 예측 가능한 태스크로 나누어보겠습니다.


이 책 총 페이지를 살펴보니 228페이지로 확인됩니다. 평소 저는 1페이지를 꼼꼼히 읽는데 30초 정도의 시간이 소요됩니다. 이 정도 시간이면 밑줄도 치고, 남는 시간에 제 생각을 남기는데에도 썩 나쁘지 않은 시간입니다. 이를 기준으로 전체 책을 읽는데는 약 114분이 소요됩니다. 넉넉잡고 2시간 정도 입니다. 즉, 점심시간 후 30분 정도만 짬을 낸다면 4일이면 여유있게 이 책을 완독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왜 우리는 프로젝트와 태스크를 구분해야 할까?


앞서 설명드린 것 처럼 태스크는 이 일을 수행하는데 예측 가능한 시간을 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사실 이는 직접 해보기 전에는 잘 알기 어렵지만 2시간 이하의 업무라면 대략적인 예측은 가능합니다. (물론 동일한 업무를 반복할 수록 그 일을 처리하는데 걸리는 시간을 보다 정확하게 예측하게 됩니다. 저는 당근메일을 쓰고 준비하고 예약발송하는데 매번 2시간 30분이 걸린다는 것을 알게되었습니다.)


이렇게 예측가능한 태스크를 합치면 이 프로젝트를 완수하는데 걸리는 시간을 알 수 있게 됩니다. 그러고 나면 내가 이 일을 이번주 혹은 이달 안에 어떻게 짬을 내어 완수할 수 있는지도 함께 예상해볼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일반적으로 캘린더를 활용하면 됩니다. 캘린더의 빈 공간에 내가 쪼개어 놓은 태스크들을 올려놓기만 해도, 그 프로젝트의 현실적인 마감일을 정할 수 있게 됩니다. 이렇게 내가 목표로 했던 개인 혹은 회사의 프로젝트들을 현실감 있게 하나씩 마무리 해갈 수록 작심삼일이 아닌 현실적인 목표 달성으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죠.




주니어와 시니어의 차이는 무엇일까?


우리는 흔히 일의 숙련도에 따라 주니어와 시니어를 구분합니다. 이 숙련도를 측정하는 방법으로써 가장 좋은 방법은 바로 그 사람이 일을 할 때 그 일을 예측 가능한 태스크들로 잘 구분할 수 있는지, 이를 통해 이 일을 끝내는데 걸리는 총 시간을 알고 현실적인 계획을 세울 수 있는지 아닌지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래야 프로젝트에서 가장 중요한 마감일을 잘 지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일잘러라 불리기 가장 좋은 방법은 일의 마감일을 지키는 것 입니다. 비현실적으로 높은 목표를 세우고, 심지어 그 일을 언제 할 것인지 캘린더에 올려 놓지도 않으면서도 여전히 하고싶은것은 많은 욕심만 가득찬 상태라면 느는건 실력이 아닌 스트레스 뿐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멀티 주간을 활용하여 여유있게 프로젝트를 관리하는 방법에 대해 소개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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