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갯속의 마추픽추
많은 한국인 여행자들과 마찬가지로 나 또한 우유니의 우기에 맞추어 남미 여행을 준비했다.
사실 이 기간은 페루를 여행하기에는 전혀 좋지 않은 기간이다.
오히려 페루인들은 이 시기에 여행 오는 사람들을 이해하지 못하는 정도.
마추픽추를 오가는 기차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가히 압도적이다.
이런 첩첩산중에 고대 도시가 잠들어 있다는 것만으로도 많은 여행자의 가슴을 설레게 하기엔 충분했다.
상상과 달리 열차의 종착점인 아구아스 깔리엔떼는 마추픽추의 베이스캠프답게 번화한 모습을 보여줬다.
꽤나 높은 건물과 잔디 축구장, 대형 체육관 등 웬만한 페루 소도시에 못지않은 인프라를 갖추고 있는 듯했다.
우기에 마추픽추를 제대로 보는 것은 꽤 힘든 일이다.
그마저도 비라도 오지 않으면 다행인 수준.
안개가 많이 껴 와이나픽추까지 온전하게 보지는 못 했지만 우기에 비라도 맞지 않고 마추픽추를 볼 수 있었음에 감사한다.
오히려 이런 아쉬움이 여행을 완성해준다고 생각한다.
아쉬움이 남지 않아 돌아볼 이유가 없는 여행은 잊힐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