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알 감사 또 다른 시선
길을 걸으면서 만나는 것들을 통해 아름다움도 느끼고 깨달음도 느껴서 늘 감사하며 걷고 있습니다.
살이 쪄서 엉치뼈가 아플 때는 '제발 걷는 것만이라도 잘 걷도록 안 아프게 해 주세요!!'라고 간절히 기도하며 걷기도 했습니다.
살이 조금 빠져서 신나게 걸을 때는 너무 많이 걸어서 다리가 아프고 무릎이 아프기도 했습니다.
적당히!! 적당히!!
정도를 알고 걸어야 함을 느끼면서 덕분에 모든 일에 '정도'를 생각해보는 계기도 되었습니다. 이쁜 나비가 있어서 가까이 다가가서 생생하게 찍고 싶어서 다가갔더니 금세 '휘리릭~'날아가버리기도 했고요.
적당히..가 제일 중요한 것임을 알게 되면서 이제는 "조금 더 더"보다 "적정선 지키기"를 중요하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작고 작은 것이지만 그런 깨달음을 느끼게 해준 깨알들 나눠보겠습니다.
#1. 길 위의 깨알들..
1. 봄이 오는가 봐!..
봄이 오는 느낌을 느끼는 잎사귀, 크록스의 지비츠를 보면서 '아~'했던 느낌이 생각났습니다.
근데! 벌써 가을이 오고 있습니다. 아니 가을이 지나 금세 겨울이 올 수도 있습니다.
비가 오기 시작하고 계속 주룩주룩 오고 있습니다. 아이들과 재미로 슬리퍼를 신고 나갔는데 한동안 걸어 다녔더니 발가락이 살짝 시린 느낌이 드는 것이었습니다. 어느새 겨울이 올 것 같습니다. 시간에 따라 계절이 오고 가는 것이 너무 신기합니다.
2. 세월의 흔적이란..
화려하고 아름다운 자태를 자랑하는 멋진 나무를 본 것이 아닙니다.
오래된 듯하지만 거대하거나 대단하지 않은 나무를 만났습니다.
그렇지만 그 나무를 함부로 말하거나 무시하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나름대로 시간을 버텨낸 흔적들이 보이고요. 그 흔적들 때문에 그 나무를 존중해주고 싶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런 생각이 들면서 주변에 나이 많으신 분들도 달리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많은 시간을 버텨내고 지금 함께 같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생각이 들면서 존중의 마음을 가지기 시작했습니다.
3. 아이고! 재밌네..
공원이나 천변길을 걷다 보면 반려동물들에 대한 시설물을 보게 됩니다.
우리가 이제는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시대라는 것을 확실히 느끼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저 또한 몰티즈와 함께 살았던 시간이 있어서 그런 것들이 눈에 들어오기도 합니다. 요즘에는 비숑이 대세라고들 하기도 하고요.
필요할 때 갑작스러운 배변에 대응하기 위해 '배변봉투함'을 만들어놓은 것도 참 좋은 것 같습니다. 길거리에 떨어진 것들에 눈살 찌푸린 것보다는 나은 것입니다. 그런데, 눈에 들어오는 것은 필요한 배변봉투를 '애매한 구멍'에서 꺼내는 것이 재밌어서였습니다.
#2. 마음에 감사 더하기..
1. 종이로 말아둔 꽃들..
오픈하고 나서 꽃다발로 팔리기 위해서 배달된 꽃다발 묶음을 봤습니다.
보면서 가슴이 뭉클함을 느껴서 기분이 너무 좋았습니다. 저는 꽃을 보는 것을 참 좋아합니다. 때로는 아주 선명한 비비드 칼라 꽃들의 다발을 좋아하기도 하고요. 어쩔 때는 수채화 같은 파스텔톤 꽃다발을 좋아하기도 하니다. 패션회사 다닐 때 일은 잘 풀리지 않고 기획한 것들이 잘 팔리지 않는 것을 눈으로 점검하고 분석한 날은 우울한 기분을 위로해 줄 겸 고속터미널 아래 꽃집들을 그냥 걸으면서 팔리기 위한 꽃들을 구경하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아름다운 꽃들을 보다가 우연히 아내에게 꽃다발을 선물해 준 날이 있었는데 아내가 너무 좋아하면서 꽃다발 사진을 찍고 꽃다발에 맞는 화병을 사 오면서 행복해하는 것을 본 날이 있습니다. 아내는 실리적이고 수학을 좋아하고 현실적입니다. 그런 아내가 꽃을 좋아할 줄 몰랐습니다. 아내가 행복해하는 것을 보면서 제 마음 한 구석에서 온마음으로 '감사'와 '뿌듯함'이 가득 찼습니다.
그런 감사가 느껴지면서 가끔 아내에게 꽃을 선물하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돈이 여유가 많이 않아서 자주는 못하고요. 어디선가 꽃다발을 서로 받으면 행복한 마음에 화병에 꽃아서 식탁 위에 올리고 '감사'하곤 합니다. 제 마음에는 꽃을 좋아하고 행복해하는 아내 모습을 보는 자체로 '감사'하고 있고요. 그런 마음이 다시 느껴지면서 꽃가게가 문을 열고 꽃다발로 팔려나갈 꽃들을 보면서 혼자 흐뭇하게 웃고 지나갔습니다.
#3. 또 다른 시선
아들은 가끔 놀자고 연락온 친구들과 동네를 2시간 정도 달리기 하거나 축구를 하고 들어옵니다. 건강하게 달리기 하고 오는 아들을 격려하기도 합니다.
그런 아들이 어느 날 찍은 사진은 많은 생각을 하게 하기도 합니다. 길을 가다가 건물 안에 십자가가 보여서 찍었다고 합니다.
깜깜한 밤에 살짝 커진 조명으로 은은한 교회건물에 드러난 십자가가 보이는 자체로 아름다워서 사진을 찍었다고 합니다. 아들은 색깔대비가 극명하게 되는 건물이나 구조물들도 흥미를 가지면서 찍기도 합니다. 풍경과 조화로운 건물이나 주변 환경과 절대 대비되는 건물의 조화를 즐기기도 하다 보니 아들의 꿈은 스페인, 프랑스 등등의 유럽을 가보고 싶어 합니다. 축구를 좋아해서 친구들과 볼차기를 하면서도 늘 스페인 유스클럽에 한 번쯤 가서 경험해보고 싶다고도 하고요. 거기서 사진 찍으면서 살아보고 싶다고도 합니다. 이런 아들의 감성을 존중하고 격려해주고 있습니다. 물론 그런 아들에게 '어! 거기 친척이 있으니까 가서 한 두 달 정도 경험해 보고 와라!' 라든가 '우리 한 달 정도 거기서 살다와볼까?'라는 호기를 부려줄 만큼 여유는 하나도 없습니다.
그렇게 해줄 수 없어서 마음속으로 '너희들이 원할 때 세상 밖으로 나가고 싶어 하는 것을 하나도 지원해주지 못하니까 정말 미안하다!'라고 조용히 읊조리기도 합니다. 대신에 이렇게 그의 감성을 함께 나누는 시간으로 교감하고 지냅니다. 격려와 응원을 더해주고요. 이렇게 매주 저와 프로젝트를 하기 위해서 자기가 찍은 사진을 나눠주는 것만으로도 고맙기도 합니다.
오늘도 깨알프로젝트가 행복합니다.
세상을 바라보는 것도 행복하고요. 그런 길거리에서 만난 것들이 재밌고 즐겁습니다. 그런 것들을 보고 느낄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있는 것도 여전히 행복합니다.
아들과 프로젝트가 이어져서 행복합니다.
아들은 잊지 않고 자기가 일상 속에서 찍은 사진을 보여주곤 합니다. 그리고, 찍은 이유를 이야기해 주는데 너무 신기하고 놀랄 때가 많습니다. 아들의 그런 감성을 함께 나눌 수 있어서 참 좋습니다. 아들이 초등학교 때 시간만 나면 축구공을 받아달라 하고 자기가 드리블 기술을 연습할 테니 김민재 같은 포지션으로 자기 공을 뺏어달라고 해서 밖에 나가서 놀아주면서 재밌었던 것의 업그레이드된 것 같습니다. 부작용도 있습니다. 두 딸들이 자기도 사진을 보내주고 싶다고 합니다. 두 딸들에게는 아직 아니라고 했습니다. 두 딸들이 매주 건네주는 것이 힘들까 봐서입니다. 하고 싶다고 아우성인 것 자체만으로는 아빠로서 굉장히 행복합니다.
깨알 같은 것들이 제게 큰 행복을 계속 주고 있습니다.
정말 saseme(깨알) 같은 것들을 길거리에서 보고 느낀 대로 적다 보니 이제는 작은 것, 큰 것 가리지 않고 보이면서 그것들이 엄청난 행복을 전해주고 있습니다. 3년째 하다 보니 제가 세상을 보는 시선과 생각도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매주 토요일이면 그런 재미, 감사, 기쁨을 나누고 있다 보니 토요일은 늘 행복합니다. 불금보다도 토요일이 더 행복합니다. 이런 재미를 함께 나눌 수 있어서 행복하고 감사하고 있습니다.
항상 함께 행복했으면 합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큰사람(by 바람 없이 연 날리는 남자 D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