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감정을 톺아보다. +4
즐거움
살아가면서 한국인으로서 무심코 쓰는 단어들에 대해서 제대로 된 뜻을 잘 알지 못하고 사용하는 느낌이 들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한국어 단어에 대해서 종종 사전을 찾아보곤 합니다.
마찬가지로 혼자 자취하고 살 때는 잘 몰랐는데 아내와 아이들과 살면서 내 감정에 대해서 잘 표현하지 못할 때가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가정 외에 직장, 오고 가며 스치는 사람들과도 제대로 된 감정을 주고받지 못할 때가 많다는 것도 느끼곤 합니다. 감정 표현을 거칠해하는 사람들과는 받아주기보다는 상대하기를 피하기도 하고요. 그러면서 한국인인데 한국어 단어를 잘 모르고 사용하면서 한국어를 배우는 외국인에게 한국어를 알려주는 게 어쩌면 부족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면서 제 감정을 알아보는 시간이 중요함을 깨달아서 시작해 봅니다. 사람에게는 긍정적인 감정과 부정적인 감정이 있다고 보았습니다. 그런 감정과 관계된 단어들의 뜻을 알아보고 그 뜻과 관련하여 일상 속에서 느낀 것을 적어보려고 합니다.
그런 과정을 통해 제 안에 몰랐던 감정, 알고도 모른척했던 감정, 모르면서 아는 척했던 감정, 알고 엉뚱하게 표현했던 감정들에 대해서 제대로 알아가는 시간을 가져봅니다. 이 시간을 통해 외부인 몸과 내부인 마음 그리고 표현되는 말과 행동에 대해서도 짚어보면서 조금이라도 더 건강한 남자, 남편, 아빠로 가정 안에서 세워지길 소망해 봅니다.
이번 감정은 긍정적인 감정중에서 행복에 관련된 단어입니다.
즐거움
한문으로 번역하면
즐거움”을 한자로 번역하면 樂(락) 또는 愉(유), 快(쾌) 등의 글자가 사용됩니다. 문맥에 따라 적절한 한자를 선택할 수 있어요.
樂(락) - 음악, 즐거움, 기쁨
愉(유) - 기쁘고 즐거운 마음
快(쾌) - 상쾌하고 즐거운 느낌
영어로 번역하면
快樂(쾌락) → pleasure, delight
愉快(유쾌) → pleasant, joyful, cheerful
音樂(음악) → music
喜樂(희락) → joy and delight
스페인어로 번역하면
快樂(쾌락) → placer, felicidad
愉快(유쾌) → alegría, agradable
音樂(음악) → música
喜樂(희락) → gozo, júbilo
각 표현은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데 예를 들어, “즐거운 하루”는 un día alegre, “즐거움을 느끼다”는 sentir alegría 또는 sentir placer라고 할 수 있습니다. 즐거움, 기쁨을 표현한 스페인어로 단어들을 보면서 어디서 본 적이 있다 싶었는데 바로바로 태양의 서커스 알레그리아'입니다.
1994년 초연된 태양의 서커스의 대표 작품으로, '기쁨'이라는 뜻을 가졌습니다. 2022년에는 의상과 세트 등 볼거리를 강화한 '뉴 알레그리아' 버전으로 한국에 내한 공연을 펼쳤습니다. 이 공연은 고난 속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다고 합니다. 제 감정을 돌아보면서 단어들을 번역해서 알다 보면 색다른 재미도 있습니다. 아무 생각 없이 사용하던 단어들이나 문장들이 생각지 못한 외국어이거나 단어들이기도 했습니다.
감정단어들을 살펴보면서 외국어로 번역해 보는 이유도 있습니다. 아이들이 이제 학교에서 본격적으로 영어공부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단어를 외우고 시험에 많이 틀렸다고 학원을 보내달라고 울기도 합니다. 스스로 공부하고 노력하는 연습을 하라고 격려하지만 쉽지 않은 게 현실이긴 합니다. 그러면서 아이들이 배우는 영어, 아들이 축구 좋아하면서 사진 찍고 살고 싶다는 스페인어에 대해서 재미 삼아 같이 공부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우리가 오감에 대해서 사용하는 단어들이 주로 한문이기에 몇 가지 단어들을 곁들여서 점검하고 있습니다.
저 혼자 느끼는 것일 수도 있는데 단어들을 다른 나라 언어들로 번역된 것들을 확인하다 보니 재밌는 것을 느끼기도 합니다. 감정에 대한 단어들은 '저만의 느낌임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왠지 그 단어들이 각각의 감정을 표현하는데 충실한 단어이기도 하다는 것입니다. 발음을 해보면 기쁘다. 즐겁다. 화가 난다. 속상하다는 감정의 느낌들이 실려있도록 강세가 있기도 하고요. 발음 그 자체만으로도 감정을 느끼도록 만들어진 것 같은 느낌입니다.
오늘 점검한 감정 단어 중에 '즐거움'도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그 단어 자체만으로도 기쁘고 즐겁고 행복한 느낌이 충만하게 느껴지는 것 같고요. 성장 과정과 결혼생활 중에 그 단어들과 관련되었던 저의 느낌들을 적어보면서 제 감정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겠습니다.
학창 시절에 '즐거움'이라는 것을
주로 느끼는 때는 사람들 또는 친구들과 어울려서 뭔가 색다른 것들을 해냈을 때 즐거움을 느꼈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즐거움을 느끼면서 그 즐거움을 계속 느끼려고 하고요. 사회생활할 때는 그 즐거움을 맛보는 시간들이 술자리이기도 했습니다. 늘 같이 먹는 사람들과 똑같은 얘기를 하는 것보다 새로운 사람들과 어색하지만 술 한잔 곁들이면서 서로가 공통된 관심사를 나누면서 오고 가는 대화 속에서 즐거움을 느끼기도 했고요. 그런 상황 속에서 새로 나온 술, 안 먹어 본 술과 새로운 안주를 먹어보는 것이 곁들여지는 술자리는 그 어떤 것과도 대체할 수 없는 즐거움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그렇다고 방탕한 생활을 했던 것은 아닙니다. 그저 퇴근 후 즐거움을 느끼는 사람들과 소소한 대화가 있는 자리를 즐기곤 했습니다. 어느 날, 일본 출장을 갔는데 절인 무 반토막에 생맥주 한잔씩 앞에 놓고 여러 가지 대화를 하면서 앉아서 웃고 먹고 즐기는 일본 회사원들을 보면서 각자가 느끼는 즐거움은 정말 기준점이 많이 다르다는 생각도 하기도 했습니다.
결혼생활 속에서는
마찬가지로 아내와 색다른 장소, 색다른 음식, 아내가 안 해본 것을 함께 해보는 시간 속에서 즐거움을 느끼곤 했습니다. 색다른 것을 해보는 것에 거부감과 선뜻해보지 못하는 아내가 뭔가를 경험해보고 나서 '그럴 수도 있네요. ' ' 생각 안 해본 것인데 괜찮네요.'라고 말할 때면 즐거움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아이들과 놀이동산에 가서 함께 놀이기구를 타다 보면 아이들은 아직 어려서 재밌는지 무서운지 모르고 그저 놀이동산에 와서 간식 사 먹으니까 좋아서 돌아다니고 있는데 "아빠 혼자 신났네."라는 말을 들으면서 혼자 즐거움을 맛보기도 했습니다. 그러고 보면 즐거움을 맛보고 그런 감정을 표출하는 순간들은 뭔가 새로운 것을 했거나 도전한 것이 성취되었거나 아이들과 뭔가를 즐기고 있을 때 가장 즐거웠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그런 순간들에서 느끼는 즐거움과는 다른 즐거움을 맛보고 있는 것 같습니다.
바로 아내와 차 한잔 하는 시간이 가장 즐겁습니다. 큰돈을 들이는 것도 아닙니다. 아내와 골프를 치거나 등산을 다니거나 백화점에 가서 명품을 사는 시간도 아닙니다. 그냥 저렴한 커피브랜드나 스타벅스나 가리지 않고요. 아내와 차 한잔을 앞에 두고 이런저런 대화를 하면서 시간을 보낼 때면 그 시간이 제일 즐겁고 행복한 것 같습니다. 그 어떤 것보다 즐겁습니다. 저도 이 시간이 가장 즐거움을 맛보는 시간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가장 즐겁고 기쁘고 행복하고 뿌듯한 마음이 가슴속에 가득 차오르는 시간이 바로 그 시간입니다.
감정에 대한 단어들을 짚어 보다 보면 생각보다 어려운 때도 있습니다. 이 감정이 기쁜 것인지 즐거운 것인지 행복한 것인지 흐뭇한 것인지 어떤 감정 상태인지 단어로 정의 내리기 어려울 때도 있습니다. 이번 시간들을 통해서 제가 처했던 상황 속에서 느낀 감정이 제대로 표현되고 제대로 표현된 감정들을 나누면서 더 건강한 가정으로 회복되었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이 더욱 깊어지는 시간입니다.
즐거움을 맛보는 시간이 있다는 것이 감사했습니다.
어떤 분들은 오늘 저녁 이후 시간이 다시 또 돌아오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으로 잠을 잔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삶이 비관되고 희망이 없어 보이고 돈으로 힘들 때는 그런 마음이 앞설 때도 있습니다. 특히, 아이들이 원하는 것을 제때에 원하든대로 채워주지 못할 때는 한없이 비참함을 느끼면서 힘이 빠지기도 합니다. 그런데, 다행인 것은 힘 없이 걷다가 깨알들을 만나서 작은 재미를 느끼고 웃고 다시 힘을 내는 것처럼 즐거움을 맛본 시간들 덕분에 오늘도 내일도 살아갈 이유를 찾아가는 것 같습니다.
즐거움만 추구할 수는 없습니다.
생로병사, 희로애락처럼 다양한 감정과 상황이 공존하는 인생에서 즐거움만 추구할 수는 없다는 것을 깨닫는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슬프고 힘든 순간도 있지만 언젠가 그 시간이 끝나고 나면 즐겁고 감사하고 행복한 시간들이 이어질 수도 있다는 희망이 있기에 오늘도 내일도 살아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단맛 짠맛 신맛 쓴맛 감칠맛의 5가지 맛을 느끼는 혀처럼 우리는 살아가면서 기쁘고 슬프고 힘들고 즐거운 감정들을 느끼고 살기에 진짜로 살아갈 힘을 얻고 꼭 살아내야 한다는 의미도 부여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알게 모르게 희로애락이 교차하며 공존하니까 살아가고 있는 것도 같고요.
생각보다 감정이 복잡 미묘한 것도 같습니다.
매일을 살아가면서 우리가 느끼는 감정의 상태, 수준, 정의가 상당히 복잡하고 여러 가지인 것 같습니다. 저의 몸과 마음이 느끼는 감정의 현주소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는 때도 있고요. 감정을 숨기는 습관 때문에 솔직하게 감정 표현을 해야 할 때인데도 솔직한 표현을 해본 적이 없어서 쉽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생각지 못한 감정들을 알게 되면서 이제야 제가 느끼는 감정과 그 감정이 원하는 상황에 대해서도 이제야 알아가는 것 같습니다.
이 시간을 통해 저의 감정을 진지하게 들여다볼 예정이며 그 감정에 따라 솔직하게 말하고 행동하면서 매일을 살아가도록 노력할 예정입니다. 늘 읽어주시는 분들 덕분에 오늘도 '즐거움'이라는 감정에 대해서 생각해 보는 시간이었습니다. 늘 감사드립니다.
항상 함께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바람 없이 연 날리는 남자 Dd
출처:사진: Unsplash의Lidya Nada
distancing에서 소개하는 감정단어 참조
구글 코파일럿에서 '즐거움'에 대한 단어 정의와 뜻을 참조(한문, 영어, 스페인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