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알 감사 또 다른 시선
길을 걷는다는 것은 발이 닿는 곳을 잘 밀고 다니는 것 같다는 생각도 합니다.
제게 주어진 상황을 잘 헤쳐나가는 것도 길을 걷는 것 같습니다. 길을 걸으면 어느새 목적지에 가듯이
주어진 상황, 고민거리를 잘 헤쳐나가는 것도 하다 보면 어느새 그 일들이 눈앞에서 사라지고 해결되기 때문입니다.
혼자 길을 걷는 순간들은 어느새 목적지로 가듯이 주어진 문제들에 대한 선택이나 고민이 스르르 해결되도록 생각이 떠오르는 시간이 되어서 고민거리가 생기면 주저 없이 그냥 걷는 것을 택하기도 합니다. 그런 시간들을 통해 건강도 챙겨지면서 문제를 풀어내곤 합니다. 기업 대표분들이 경치 좋은 길을 아무 생각 없이 걷거나 하는 것도 왜 그런지가 조금은 이해가 됩니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만난 깨알들을 편안하게 나누도록 해보겠습니다.
#1. 길 위의 깨알들..
1. 빛나는 태양..
아무 생각 없이 멍한 얼굴로 지하철을 기다리다가 틈새로 빛나는 것을 그냥 무시할 수 없었습니다.
빛나는 태양.. 그 느낌과 의미를 제대로 깨닫는 순간이었습니다. 피할 수도 없고 제대로 바라볼 수도 없고 그렇다고 무시할 수도 없고요. 그렇지만 그 햇살을 느끼는 순간이 힘들거나 불쾌하지 않고요. 잠깐씩 바라보거나 틈새로 밀려드는 햇살을 느끼는 그 느낌은 아주 좋았습니다.
따뜻한 물이 샤워기의 헤드를 통해 찬찬히 떨어지며 몸을 따스하게 녹여주듯이,
지쳐서 눈을 반쯤 뜨고 멍하니 서 있는 제게 따스한 느낌으로 찬찬히 내리쬐는 그 햇살이 사실.. 감사한 순간이었습니다. 위로해 주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냥 지나칠 수 없었습니다.
시간이 흐르면 키가 자라면서 성장하는 아이들, 그 아이들이 차근차근 성숙되어서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들
그 과정을 지나온 제가 매 순간 아이들의 성장 과정을 이해하는 시선으로 바라보지 못하는 것들을 느끼는 순간이었습니다.
"아! 내가 저렇게 한 계단씩 오르는 것처럼 나의 부모도 그 순간들을 기다려줬는데 나는 왜?"라고 혼자서 중얼거리면서 부족한 생각으로 수시로 아이들에게 잔소리하는 저를 돌아보게 한 순간이었습니다.
3. 너도 역할이 있구나..
"어?"
보자마자 웃었습니다. 건설분야 일을 한 적이 있어서 현장에 오는 트럭마다 바퀴와 적재함이 깨끗한 것이 신기해서 자세히 봤더니 튜브자락을 붙여놓아서 수시로 찰랑거리면서 깨끗하게 닦이는 것을 보면서 웃었습니다.
그 작은 튜브조각들이 생각난 순간이었습니다. 승용차인데 뭔가 붙어있길래 멀리서 볼 때는 뭔가 흐른 것 같았습니다. 가까이 가서 자세히 봤더니 건설트럭처럼 바퀴가 닦이도록 붙여놓은 것이었습니다. 트럭운전하실 수도 있고 트럭을 보고 붙여놓으신 것일 수도 있고요. 그 깨알디테일을 보면서 혼자 웃었습니다.
"자동차 바퀴가 항상 깨끗하겠다"
#2. 마음에 감사 더하기..
1. 평안함..
공항의 조형물을 보고 느낀 것이 있습니다.
아내와 저의 차이점을 느꼈습니다. 조형물의 콧잔등에 나비가 앉았지만 평온한 모습의 곰돌이를 보면서 아내를 떠올렸습니다. 아내는 발생한 상황에 대해 가능하면 평온함을 유지하려고 노력하는 편입니다. 반면에 저는 상황에 따라 화를 내기도 하고 서두르기도 하고 짜증을 내기도 합니다. 에너지 넘치는 스타일로 살아가는 것 같아서 아내가 재밌다고 하기도 하지만 상황마다 팔색초처럼 구는 탓에 아내 그리고 삼 남매가 늘 좌불안석일 때가 많습니다. 상황마다 때로는 번개에 콩 볶아 먹듯이 순식간에 처리해야 된다라면서 몰아쳐대는 것이 당연하다면서 정당화할 때도 있었습니다.
그런 모습으로 지내면서 수시로 '그러지 말아 주기를' 당부하는 아내의 조언에 귀 기울이지 않고 지냈습니다. 평온한 모습으로 지내는 것 같아서 더 몰아치듯 행동하는 저는 멈추려고 하기보다는 끊임없이 출렁거리면서 지냈습니다. 그런데, 사실 아내가 평온한 것이 아니라, 마음은 요동치는데 평온함을 유지하지 않으면 몸이 또 아플까 봐서 노력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런 모습을 대화하다가 알고 나서는 저도 아내처럼 매 순간마다 출렁거리기보다는 상황을 잘 살펴보고 찬찬히 대응하는 모습으로 바꾸고 있습니다.
그렇게 시간을 보낸 지 2년이 되어가면서 '아내에 대한 감사'가 이어졌습니다. 본인도 마음은 출렁거리지만 잠잠하게 상황 속에서 지내주면서 제가 변화되기를, 제가 잠잠히 상황을 처리하기를 기다려준 아내가 '고마운 존재'이면서 '감사한 존재'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러다 보니 저 조형물을 볼 때마다 아내 생각을 하고 '감사'라고 혼자 중얼거리면서 지나갑니다.
#3. 또 다른 시선
또 다른 시선은 중2아들이 저와 똑같은 하루, 밤과 낮, 일주일을 살아가면서 본인이 찍고 싶은 것을 찍어서 건네준 것을 함께 보고 느끼는 시간입니다.
이제는 물어보지 않아도 금요일이면 사진 한 장을 보내줍니다. 그리고, 사진 찍은 이유를 한 줄 더해서 보내줍니다. 본인도 자기가 찍은 사진을 아빠와 공유하는 것이 즐겁다고 하지만 자칫 버거울까 봐 이제 묻지 않는데 알아서 보내주고 함께 느끼자고 하는 것이 제게는 '감동'입니다. 중2 아들이 자기 주변의 사물들, 하늘과 나무와 꽃들을 보면서 느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감동'인지 모릅니다.
비 왔던 날 너무 아름다워서 찍었어요.
보내준 사진과 아들의 한 줄 이유를 읽으면서 왈칵했습니다. 진짜 그 사진은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그냥 나뭇잎들인데 비가 온 덕분에 그냥 나뭇잎이 생기발랄한 나뭇잎들도 보였습니다. 지금 당장이라도 통통 튀며 나올 아이들 같아 보였고요. 발사직전의 미사일들 같기도 하고요. 물광피부로 화장하고 다음 무대를 기다리는 무용수들의 에너지 넘치는 얼굴 같기도 했습니다. 중2 아들과 이런 감상을 할 수 있는 시간이 제게는 '축복'입니다. 매주 이어지고 있어서 행복합니다. 슬슬 중1 올라가는 둘째와도 해볼까 궁리 중입니다.
깨알은 제 인생의 '레드불'입니다.
일주일을 살아가면서 지내는 시간들 속에서 늘 울고 웃고 화내고 살아가느라 지치는 순간들이 많습니다.
그런 시간들을 지내면서 아내와 아이들에게 불필요하게 화를 내기도 하면서 스스로 지치기도 합니다. 가정을 위해서 생계형 직장을 다닌다고 지치기도 합니다. 그런 순간마다 제게 인공호흡기 같고 '에너지음료'같은 것이 바로 깨알입니다. 깨알을 우연히 볼 때마다 웃고 즐기고 깨닫습니다. 일명 '길거리 멘토'입니다.
깨알을 볼 때마다 '감사'가 커집니다.
길에서 우연히 만나기 때문에 느끼는 것이 더 크기도 합니다. 요즘 가정을 위해서 제 자신을 '변화'보다 '개조'수준으로 바꾸려고 노력하다 보니 생각하는 것들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그러다 보니 깨알을 만날 때마다 재미와 함께 깨달음을 느끼면서 새로운 시간이 있었다면 요즘에는 '감사'가 느껴져서 신기합니다. 이런 시간들을 통해 일주일을 살아가고 노력할 힘을 얻어가고 있습니다.
중2아들에게 매주 고마움을 느낍니다.
저와 키가 비숫해진다고 경쟁심을 느끼는 아들이 재밌습니다. 여차하면 제가 입은 옷이 멋져 보인다면서 입으려고 호시탐탐 노리는 모습이 웃깁니다. 그런 아들이 저를 생각해서 자기들 간식을 살 때면 '오징어땅콩'을 장바구니에 넣어주는 것도 감사하고요. 매주 자기가 바라본 세상 속에서 아름답거나 재밌는 것을 사진과 함께 나눠주는 것이 제일 감사합니다. 중2의 질풍노도, 폭풍의 한가운데를 지나고 있는 남자아이가 그런 생각으로 지내주는 것이 매우 행복합니다. 이런 아들이 계속 잘 지내주도록 저도 더 많이 노력하려고 합니다.
오늘도 제가 본 세상 속 깨알, 중2아들이 본 세상 속 아름다움을 함께 나누어보았습니다. 이런 시간을 가지면서 한 주 동안 살아온 시간에 대해 정리도 하고요. 매일 고치려고 저를 다듬어가는 시간에 숨 고르기도 합니다. 이런 시간을 이어가는 것도 읽어주시는 분들 덕분임을 잊지 않고 있습니다.
살아가는 자체가 감사임을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
그리고, 여전히 사랑합니다.
큰사람(by 바람 없이 연 날리는 남자 D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