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알 감사 또 다른 시선
길을 걷거나 뛰다 보니 이제 제법 날씨가 쌀쌀해집니다.
날씨가 쌀쌀해지면 항상 마음은 무겁습니다. 마음이 무거워지는 이유는 우리나라도 65세 이상이 전체인구의 20%가 넘어가고 이제 초고령사회로 본격 진입이라고 합니다. 그런 상황을 알아가기 시작하니까 차가워진 날씨에 씩씩하게 걷거나 달리면서도 걱정은 앞섭니다. 이 날씨에 힘든 분들이 많이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 커집니다.
제법 쌀쌀해진다는 것은 긴팔을 입고 두터운 점퍼를 입고 심지어는 찬바람에 콧물이 나오니까 마스크도 착용합니다. 손이 시려서 장갑을 착용하기도 하고요. 귀가 시려지는 새벽과 늦은 밤에는 모자를 착용하기도 합니다. 그러면서 생각하는 것은 추울 때 착용해야 하는 아이템이 모두 상시 준비되어 있다는 자체가 감사했습니다. 그런데, 그런 것들이 없는 사람들에게는 쌀쌀한 날씨가 얼마나 힘든 시간일까 싶습니다. 요즘 장례소식을 부쩍 많이 듣고 있는 것도 마음이 힘들어지고 있고요.
그런 마음을 항상 마음에 품고 길을 걷거나 달리면서 감사로 일상을 보내고 있습니다. 그런 길에서 만난 깨알들을 나누어 보겠습니다.
#1. 길 위의 깨알들..
1. 이런 배려는 배울만하다..
길을 지나가다가 본 모퉁이 스펀지에 저는 무릎을 탁 쳤습니다.
무심코 지나치다가 모서리에 부딪쳐 다칠 수 있습니다. 물론 수많은 사람들이 모서리에 부딪쳐서 이미 많은 클레임을 했을 수도 있습니다. 아니면 시설물을 설치하고 미리 위험요소라고 생각해서 사전조치를 했을 수도 있습니다.
노랑 스펀지를 보면서 저는 제 모습을 생각해 봤습니다. 저는 상대에 대해 먼저 걱정하고 너무 많이 배려해서 과하게 사전조치할 때도 있었습니다. 그런 모습 때문에 아내와 아이들이 그래서 힘들어했다고도 하고요. 이제는 노랑 스펀지처럼 적당함을 겸비해보려고 합니다.
2. 그래! 필요하다..
길을 지나가다가 빌라 전단지에 눈이 끌린 날이었습니다.
저렴하면서도 아들과 두 딸들에게 모두가 원하는 대로 방을 주고 싶은 아빠의 마음이다 보니 가끔 보이는 전단지에 눈이 번쩍 뜨이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그 전단지에 제가 할 수 있는 것이 없어서 한숨 쉬고 길을 이어가려다가 또 시선을 잡는 깨알이 있었습니다.
박카스
보통은 구석의 쓰레기들을 버린 것을 마음으로 한마디 하곤 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힘들었나 봅니다. 구석에 마시고 놓아둔 박카스 병을 보면서 "나도 먹고 싶다!"라는 혼잣말밖에 안 한 날이었습니다. 마시면 어떨 때는 눈이 선명하게 보이는 날도 있었습니다. 이 날은 진짜 많이 힘들었나 봅니다.
3. 이런 아빠가 되어야 한다..
공항 구석에 앉아 있다가 문득 눈이 끌린 날이었습니다.
공항 내 조경수들 주변으로 테두리가 둘러져 있습니다. 수목보호 및 캐리어가 끔은 꼬맹이들이 의자처럼 저런 곳에 앉아서 머물기도 하고요. 그런 에 의한 손망실 보호일 수도 있고요.
그런 생각으로 보다가 '내가 저런 아빠가 되어야 하는데.. 그냥 작고 낮은 울타리가 돼주기만 하고 아이들은 알아서 자라도록 해주면 저렇게 훌쩍 클 텐데. 나는 너무나도 많은 간섭과 제안을 하는 같네. 나보고 바뀌라고 눈에 보였나 보다!!'라는 생각이 들면서 사진을 찍었습니다.
#2. 마음에 감사 더하기..
1. 우리나라 라면은 종류가 많다..
한류열풍을 이어가는 라면을 볼 때마다 늘 드는 생각이 있습니다.
감사. 바로 감사입니다. 라면은 꼬불거리는 면발에 다양한 수프를 넣어서 그 맛을 내는데 정말 다양한 라면들의 다양한 맛이 넘쳐납니다. 그 다양한 맛이 그 단순한 면발에서 시작되었다는 것도 신기합니다. 그런 것처럼 우리도 남편과 아내가 만나서 다양한 가족을 이루고 살고 있습니다.
우리 인생이 때로는 매운맛 라면처럼 힘든 시간을, 때로는 생각보다 재밌고 행복하여서 가벼운 비빔라면처럼 시간을 채워지기도 합니다. 그렇게 울고 웃고 맵고 달콤하고 짭짤한 라면 같은 시간들을 보내면서 가장 힘이 되는 것은 '아내'라는 존재입니다. 제 인생과 저를 '가장 기본적인 라면 면발'에 비유한다면 아내는 '수프'같습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가장 좋은 맛을 내게 해주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라면이 다양한 변수들을 직면하면서 살아가야 하는데 그런 순간마다 '아내'와 살고 있음에 '감사함'을 잊지 않고 지내려고 합니다. 제가 주인공이 아닌 것도 기억하고 있습니다. 진정한 주인공은 영화를 만들고 디렉팅 한 감독이 상을 받고 박수갈채를 받는 것처럼 우리 부부여정에 아내가 진짜 주인공이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러면서 그냥 '감사' '고마움'일 마음 가득 차오릅니다. 오늘도 그런 마음을 기억하면서 더 열심히 살아보려고 합니다.
#3. 또 다른 시선
1. 그냥 천장이 아니구나..
같이 식당에 가서 밥을 먹으려고 메뉴를 준비하고 기다리는 중이었습니다.
아들이 천장을 바라보더니 뭔가를 찍었습니다. 찍을 때마다 일일이 물어보지는 않습니다. 그가 나누고 싶으면 보내줄 것이고요. 혼자 즐기고 싶다면 그냥 자기 휴대폰에 놔둘 것이고요.
그러고 며칠 후, 아들이 카톡으로 사진을 보내왔습니다. 아들이 재밌는 천장을 봐서 찍었다고 합니다.
해리포터에서 나온 기차역 같다고 찍었답니다.
보내준 사진을 찍었던 상황을 알고 있기에 잠시 감상했습니다. 별거 아닌 한 끼를 먹던 장소가 아니라 아들에게는 즐겨 본 자기만의 명품 영화 속 장면을 본 것 같은 느낌으로 정성껏 사진을 찍은 것입니다. 그 감성을 잠시 느끼면서 혀를 내둘렀습니다. 아들의 감성에 박수를 쳤습니다. 저보다 훨씬 나은 감성이 잘 이어가서 어른이 되어도 일을 하던 뭔가를 하던 감성쟁이로 살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훨씬 더 풍성한 삶을 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아들과 살고 있는 것이 행복합니다.
진짜 길을 걷거나 달리고 있는 순간들이 감사하지만 걱정입니다.
주변에서 장례소식을 너무 많이 듣습니다. 언제부터인가 환절기가 제일 무섭습니다. 살아가는 우리는 아직 젊다고 생각되어서 계절변화에 옷을 갈아입으면 견뎌내지만 그렇지 못한 분들은 겨울에서 봄, 봄에서 여름, 여름에서 가을, 가을에서 겨울의 변곡점마다 고개를 넘어가듯 힘겹게 넘거나 못 넘기시는 것을 접하면서 요즘은 간절기마다 마음이 무거울 때가 많습니다.
적당한 것을 추구하는 것을 몸에 습관하시키려고 합니다.
모퉁이 노랑 스펀지처럼 적당한 배려를 하는 것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늘 적절한 배려를 하지 못했던 제 모습을 다시 한번 생각했습니다. '바람 없이 연 날리는 남자 Dd'도 그런 맥락이고요. 아내가 원하는 것을 모르고 엉뚱한 것에 힘과 노력을 기울인 저의 헛된 수고를 고치고, 그런 노력의 시간들 때문에 늘 마음 힘들어하는 아내를 맘 편하게 해 주려고 노력 중입니다. 적당한 배려, 필요한 배려를 잘하는 남편, 아빠로 다시 다짐해 봤습니다.
달리다가 감사를 경험했습니다.
길을 늘 걷곤 하는데 가끔은 그 길을 달리기도 합니다. 그러다가 길을 걷거나 달릴 수 있는 자체만으로도 감사하기도 합니다. 또, 길을 달리다가 재밌는 깨알을 만나서 꼭 찍고 싶은데 달리는 중이라서 달리는 것을 멈추고 싶지 않아서 재밌는 깨알을 지나치기도 합니다. 그러면서 생각한 것은 가끔은 '이것과 저것 중 하나 고르기' 어떤 것을 고르든 간에 특별한 일은 없다는 것입니다. 달리기에 집중한다고 재밌는 깨알 사진 찍기를 포기했지만 달리기가 끝나고 또 다른 깨알을 만나기도 합니다. 그런 것을 보면 '이것과 저것 중 하나 고르기'는 너무 많은 고민을 할 필요가 없는 것 같고 매 순간 느끼는 '감사'를 잊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한 것 같습니다.
큰사람(by 바람 없이 연 날리는 남자 D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