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알프로젝트 3 #22

깨알 감사 또 다른 시선

2026년 새해가 시작되었습니다.


진짜 어젯밤에

"2025년 새해가 시작되었습니다. 서로 축하하며 시작하시지요."라는 말을 들으며 시작한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정신 차려보니 벌써 2026년이 온 것입니다. 순식간에 1년이 흐른 것에 대해서 마냥 웃을 수는 없습니다. 이제 그런 느낌에 대해 깔깔거리면서 웃고 웃어줄 나이가 아니게 되었습니다.


벌써 이렇게 한 해가 갔구나.

나이를 먹고 안 먹고를 떠나서 첫 번째, 1년 동안 저의 인생에서 보람찬 일들을 많이 했을까? 두 번째, 다른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력을 끼치는 시간이었을까? 세 번째, 아내와 아이들의 회복에 조금이라도 도움 되는 날들이 더 많았을까라는 것을 생각해 보면서 벌써 지나쳐버린 2025년을 보내줬습니다.


그런 감흥과 소감을 생각하지 못한 채 길을 걸었던 한 주,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고 해서 남겨둔 사진을 올리면서 한 번 더 생각해 봅니다. 2026년도는 길을 걸으면서 머리를 비우고, 마음의 편안함을 가지고 아무 생각 없이 깨알을 만나겠지만 볼 수 있고 느낄 수 있고 느낀 것을 적어서 나누는 것에 대한 감사를 잊지 말고 매일을 살아야겠다고 다짐해 봅니다.


#1. 길 위의 깨알들..


1. 저기는 분명 아는 사람들만 아는 탈출구일 거야..

무심코 지나다니다가도 저길 볼 때마다 드는 생각이 있습니다.



저기는 분명 탈출구일 거야. 아는 사람들만 지나다닐 수 있을 거야. 저길 들어가면 잠시 일상의 모든 아픔, 슬픔, 속상함, 미안함, 고통을 잊고 잠시 황홀함만 느낄 수 있는 곳으로 들어갈 거야.


평상시에도 화려하고 독특한 것을 좋아하다 보니 저길 지나다닐 때마다 늘 그런 생각을 하면서 반쯤 감긴 눈을 그대로 놓고 질질 끄는 운동화를 그대로 끌면서 오고 가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저기가 있어서 좋습니다. 늘 오고 가며 상상을 하고 잠시 일상을 떠날 수 있어서요.



2. 넌 내게 유혹의 손길을 던지는구나..

가게 앞 구석에 놓인 '오락기'를 보면서 한숨을 쉬어봅니다.


유혹하는 저 빨강이를 만나기 때문입니다. 동심가 득한 나이에 가위 바위 보를 이기겠다고 쪼그려 앉아서 대적했던 생각이 났습니다. 또, 저를 유혹하는 것 같았습니다. "한번 이겨볼래? 가능?"



오락기 뒤에 모나미 볼펜은 '치트키'이겠지. 아는 자만 사용하는 '치트키' 오락실에서 사용하던 30cm 플라스틱 자의 탄성, 벌크 포장용 노랑 플라스틱 끈, 테니스줄, 실에 매달린 동전들이 굴비 엮듯이 생각나는 시간이었습니다. 쪼그려 앉아야 제맛인데 너무 높이 배치되어 있었습니다. 졸린 눈을 번쩍 뜨게 하는 저 빨강이 풍선인형이 재밌었습니다.



3. 힘을 합치니까 버티는군..

홍보 배너를 만났습니다. 그는 늘 그 자리에서 알리기 위해서 하루 종일 서 있습니다.



홍보 배너는 바람에 취약합니다. 그래서, 종종 대책마련을 해주지 않으면 어느 날은 주인이 올 때까지 누워서 쉬기도 합니다. 다시 일어날 힘도 없지만 혼자 일어날 수도 없어서 그렇게 있는 날도 있습니다.



여러 개의 보도블록을 겹쳐서 놓으니 홍보 배너가 강풍에도 밀려 넘어지지 않는 것을 봤습니다. 작은 힘이 모여서 큰 힘을 내는 것을 보면서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 '늘 그렇게 살아가야 하는데...'라면서 잠시 생각해 봤습니다. 저를 두고 생각해 봐도 그렇습니다. 무리 중에서 튀었으면 하는 생각으로 옷을 입고 일을 하고 행동을 한 적도 있습니다. 불필요한 생각과 행동이었다는 것을 25년이 지나서야 알았습니다. '다른 사람과 힘을 합친다는 것'의 소중함을 더 절실히 느끼는 요즘입니다.




4. 가만히 앉아서 보는 영화 한 편..

제 지치고 지쳐서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아서 멍한 시선으로 그냥 앉아있던 지하철이었습니다.



눈은 반쯤 감기고 입은 텁텁하면서 앉아 있는지 서 있는지도 느끼지 못할 만큼 멍하니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런 제가 살아있음에 감사하라고 느끼게 해주는 것이 있었습니다. 멍한 저의 시선을 끄는 지하철 창문이 있었습니다.


저는 가만히 있는데 지하철 차장밖으로 나무들, 담벼락, 전선줄, 강물, 가드레일, 건물들 등등 수많은 것들이 번갈아 보였습니다. 모든 것들이 각자의 의미를 가지고 그 자리에 있으며 각자 속도와 방향으로 살아가고 존재하는 것들이었습니다. 강물이 잠잠히 흘러가는 것을 보면서 하루 종일 흐르고 있을 텐데 저보다 더 힘들겠다 싶었습니다. 저만 힘든 것이 아니고 저만 노력하는 것이 아니며 지쳤다고 멍하게 있는 제게 영화 같은 영상이 앉아있는 내내 펼쳐져서 나중에는 굉장히 행복했습니다. 재밌었고요. 앞자리에 아무도 없었습니다.




#2. 마음에 감사 더하기..


1. 근접경호..

우리는 그렇게 살고 있습니다. 그 어떤 VIP보다 근접경호하면서 지내고 있습니다. 제가 상황에 맞지 않는 마를 하면서 엉뚱한 사람이 될 때 옆구리를 '쿡' 찍어주는 아내,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일이나 동네를 갈 때 어색하고 진짜 마음이 힘들어할 때 '난 와 본 곳이에요.'라면서 무심하게 아내 손을 잡아주는 남편



속상하고 억울해서 참다못해서 방에서 혼자 분을 삭이며 울고 있을 때 안아주고 손 잡아주는 아내, 며칠간 잠을 못 자서 제발 잠 좀 잤으면 소원이 없겠다는 말에 저녁 내내 자도록 배려하고 아이들 입맛에 맞는 음식 만들겠다고 프라이팬을 휘젓는 남편



그렇게 옥신각신 토닥토닥하면서도 우리는 옆에 붙어 앉아서 살가운 정을 느끼면서 초코파이보다 더한 '정'을 무기로 하루하루 살아가고 있습니다. 물론 차이는 있습니다. 제가 간신히 만들어서 초코파이 1개를 건네준다면 아내는 초코파이 10개를 건네는 것 같긴 하지만요. 그래도, 그렇게 서로 꼭 붙어서 VIP경호하듯이 오늘도 살아가고 있는 이 시간이 '감사와 감사'한 시간이라고 느꼈습니다. '감사'를 잊지 않겠습니다.



3. 또 다른 시선

지난주는 중2아들이 시험이 끝나고 개방감을 맞보고자 실컷 노는 날들이었습니다. 책은 꺼내지도 않고 오로지 오고 가는 일만 하면서 즐기는 날들이었습니다. 그 모습은 마치 '군대 가기 전 남자'또는 '대입시험을 끝낸 고3'같았습니다. 그래서 그냥 하고 싶은 대로!! 즐기도록!! 놔두느라 이 코너가 잠시 쉬었습니다.



깜짝 놀랐습니다. 아들이 뜬금없이 평일에 카톡을 보냈습니다. 지난주 노느라 못 보낸 사진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찍은 이유도 보냈습니다.


어두운 영화에 나온 장면 같아서 찍었어요.


놀란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지난주 공유해줘야 할 사진을 잊고 있는 줄 알았습니다. 괜스레 해방감 맛보는 중2아들을 건드리고 싶지 않아서 묻지 않았는데(물론 매주 묻지 않습니다. 한번 얘기하고 매주 주말 전에 알아서 보내줍니다.) 토요일이 지나고 나서 못 보낸 사진이 있다면서 보내주는 것입니다. 기억하고 약속을 지키겠다는 중2아들의 마음에 감동해서 놀랐습니다. 두 번째는 아들이 보낸 사진의 재미에 놀랐습니다. 아들과 영화를 300편 이상 봐서 그런 것일 수도 있습니다. 모든 것들을 영화 속 영상미, 영화 음악, 여행, 그림등과 연결 짓는 재미를 느끼고 지내기도 합니다. 그런 것들이 일상 속 '감성'을 이어가는지도 모릅니다. 받자마자 제가 그런 말을 했습니다.


어두운 영화보다는 멋진 책의 표지면 좋을 것 같다. 참 좋다. 고맙다. 고맙다.


또 다른 시선- 중2 아들의 시선은 매주 저를 놀라게 합니다. 제 깨알 시선은 소꿉놀이라면 아들의 시선은 독특한 작가주의 같습니다.



2026년도 깨알 프로젝트를 이어가려고 합니다.

손톱만 한, 깨알같이 작은 길바닥 '어느 것'을 보면서 즐긴 것이 3년째 점점 더 큰 것, 점점 더 감사한 것까지 보게 하는 기적 같은 일상을 만들어 주고 있습니다. 손톱보다 작은 깨알 덕분에 하늘아래 모든 것과 함께 살아가야 하는 일상에서 힘을 얻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저의 시선이 보잘것없지만 이것을 통해 일상을 살아갈 힘을 얻는 저의 여정을 이어가 보려고 합니다. 그러면서 읽는 분들이 '1초 푸훗'하고 웃으신다면 그걸로 족한 토요일 글이라고 생각합니다.



폭풍 속 중2와의 프로젝트가 감사입니다.

이제 아들은 중3이 됩니다. 매주 사진을 나눠줄지, 일상 속 재미를 사진을 찍을지는 미지수입니다. 그의 결정과 나눔에 의해 이어갈 예정입니다. 또 하나, 큰아들과 사진을 나누면서 공감과 격려와 감성 나눔 하는 것을 보면서 두 딸(중1, 초5)들이 자꾸 '저도요.'라고 합니다. 가끔 두 딸들도 힘들지 않도록 가끔 나눠주는 사진도 나눠보려고 합니다. 2026년도에 이런 꿈도 추가할 수 있는 것이 감사입니다. 깨알 덕분에 이런 복도 누립니다.

중2 아들이 '일상 속 감성 한 스푼'을 나눠주는 것을 받아먹으면서 정말 감사하고 행복합니다. 아들이 가끔 말하는 '스페인에서 사진작가하면서 축구하고 살고 싶어요.'라는 꿈에 도움 주거나 경험해보게 해 줄 수 있는 여력이 하나도 없는 것이 점점 더 미안해집니다.



이런 생각도 해 봅니다.

진짜 살아갈 힘이 없고 일상을 살면서 아무런 희망이 없는 분들에게 제가 3년간 이어가고 있는 깨알 중에

'1초 푸훗'하면서 웃을 수 있는 깨알(저작권 관계없는 사진)들을 모아서 핸드북으로 건네주고 싶기도 합니다.


저는 길바닥에서 이런 것 보면서 살고 있습니다.

그렇게 말하면서 '1초 푸훗'하게 해드리고 싶습니다. 돈 안 내고 공짜로 보고 즐겼으니 공짜로 나눠드리고 싶기도 합니다. 제가 돈을 좀 많이 벌면 플로잉 해보고 싶은 소망도 생겼습니다. 3년을 쓰고 읽고 '1초 푸훗'해주시는 분들이 여전히 있으시다 보니 이런 꾸미고 꿉니다.



오늘도 감사드립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읽어주시는 분들 덕분에 2026년도 이어서 해볼 생각입니다. 가끔 '또 다른 시선-중2아들의 시선'에 재미있다고 말해주시는 덕분에 아들의 시선도 매주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런 소통과 관계가 제게 살아갈 힘이 되고 있습니다. 2026년도에도 그래서 이어가 보고 싶어 집니다.

매주 감사드리면서 시작하고 마무리합니다. 올해도 감사하며 시작해 보겠습니다.


함께 살고 있음에 감사합니다.

진심으로 사랑합니다.


큰사람(BY 바람 없이 연 날리는 남자 D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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