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알프로젝트 3 #23

깨알 감사 또 다른 시선

길을 걷는 자체를 감사로 여기는 것을 넘어서서 당연히 여기지 않고 엄청난 감사로 잊지 않으면서 지내려고 합니다.


횡단보도를 건너다가 한걸음에 한 칸, 두 칸 성큼성큼 넘나들며 건너는데

옆에서 한 칸을 여러 발걸음으로 힘겹게 건너시는 분을 지나치면서 '아차!'싶었습니다.


뛸 수 있고 걸을 수 있다는 것을 마치 큰 자랑거리처럼 행동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길을 걷는 것을 감사로 여기면서 길을 힘겹게 걷는 분들이 손을 내밀면 건너는 것에 도움을 드릴 수 있도록 팔꿈치를 내어주는 자가 되도록 해보는 2026년이 되도록 해볼까 합니다.


#1. 길 위의 깨알들..


1. 길 위의 거울..

비가 온 날에 아스팔트 길 위의 거울을 보게 되었습니다.



엄밀히 말하면 비가 온 뒤에 고인 물을 만난 것입니다. 그 물 위로 눈앞에 보이는 골목의 건물들이 그대로 비치는 것을 보면서 뭔가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생각과 함께 드는 생각은 '대물림'입니다.

제가 한 행동들이 그대로 아이들에게 전해져서 똑같은 행동을 하면서 새로운 가정을 새롭게 이끌지 못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좀 더 좋은 아빠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한 시간이었습니다.


2. 아기 식탁의자를 쓸 일이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삼 남매가 서서히 그러면서 어느새 중학생이 두 명이 되면서 이제는 '아기 의자''유모차'를 쓸 일이 없습니다.



길을 가다가 아기용품이 재활용장 또는 쓰레기장에 보이면 '또 사용하고 싶다!'라는 마음이 듭니다.


삼 남매를 우유 먹이고 이유식먹이는 와중에 숙제하고 청소하고 잠재우는 상황들이 버겁고 힘들었습니다. 모유수유하는 아내는 거의 매일낮밤이 제정신으로 지내는 시간이 없었습니다. 얼른 그 시간이 지나가길 소원했었습니다.



막상 시간이 흘러 이제 삼 남매가 중3, 중1, 초5가 되고 나니까 그 시간이 그립습니다. 아내와 이야기하면서

진짜 '입양'을 생각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기회가 주어지면 도전해볼 생각입니다.


3. 비 올 때 헬멧은 필수..

부산 광안리에서 햄버거를 만들고 배달까지 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배운 건 있어서 헬멧을 꼭 착용하고 다녔습니다. 비가 오는 날 헬멧 차양에 떨어진 빗물이 얼굴로 떨어져 내려 올 때 괜스레 운치가 있었습니다. 그러면서도 혹시나 오토바이 바퀴가 빗길에 미끄러질까 봐 조심하기도 했고요.


그러면서도 헬멧 차양으로 흘러내리는 빗물이 마치 처마밑으로 주룩주룩 흐르는 낙숫물 같아서

기분 좋은 것을 느끼겠다고 방심하다가 오토바이가 빗길에 미끄러져서 큰일 날 뻔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 과거가 생각나면서 오토바이 손잡이에 붙은 모형 헬멧을 보면서 제 스스로도 '조심'해야겠지만 다른 분들도 '조심'했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해지는 시간이었습니다.


4. 누군가는 우릴 보고 있구먼..

길을 가다가 맨홀을 보고 시선이 멈춘 날이었습니다.



맨홀이 거의 '한국산' '국산'이어서 늘 기분 좋게 지나가곤 합니다. '메이드 인 코리아'가 거의 안 보이는 요즘에 남아있다는 그 느낌이 좋아서요. 그런데, 그 맨홀뚜껑보다 더 시선을 끄는 것이 있었습니다.



잠망경

이라 부르고 '공기 배출관'이라 말하는 것이 재밌었습니다. 지하 공간 유해가스 제거하고 안전한 환경을 유지하는 목적이겠지만 저는 그것을 보고 '잠수함'이 주차하고 있는 것 같은 상상을 하면서 웃었습니다. 아이들과 애니메이션을 많이 본 탓인지 그런 구조물들을 보면 여지없이 상상을 하며 웃곤 합니다.



#2. 마음에 감사 더하기


1. 무엇을 담느냐가 중요하다..

길을 걷다가 만난 것이 제게는 '감사'를 느끼게 했습니다.


아내와 만나서 갑자기 결혼하고 허니문베이비를 시작으로 삼 남매를 낳고 지내면서 의견차이 때문에 다투기도 하고 토라지기도 하면서 지내는 시간 동안 제 마음에는 '원망''미움''질투''시기'등등의 마음이 가득 차서 여차하면 화를 내고 사실 '삐지기도'했던 시간들이 많았습니다.


반면에 아내는 그런 마음보다는 '이해''참음''인내'등등의 마음으로 저를 바라봐주고 상황을 직시하면서 가장 현실적인 방법을 찾아내서 현실을 견뎌내도록 노력하는 순간들이 많았습니다. 그런 것을 보면서 아내의 마음과 제 마음이 담고 있는 것이 철저히 반대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한때는 아내와 살면서 느끼는 것이 저와 거의 반대성향이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처음에는 의견차이가 늘 잦았고 쉽게 좁혀지지 않으면서 저는 늘 화를 내고 짜증을 냈습니다. 그러다가 시간이 흐르면서 제 마음속에 들어있는 마음들을 제거하면서 고치다 보니 아내의 마음 안에 담긴 마음들을 제가 담고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그런 아내에게 감사하고 고마워하면서 '조금이라도 나은 남편'이 되도록 노력하게 되었습니다.


그런 아내와 살고 있음에 '제일 큰 감사'를 느끼고 있습니다.



#3. 또 다른 시선


1. 아빠에게 보여주고 싶었어요..

아들이 이번 주도 푹 쉽니다. 드디어 방학식을 했고 이제 모든 부모와 학생들이 힘겹게 지낸다는 '중3'생활을 시작하기 전에 충분히 쉬고 싶다면서 쉬고 있습니다. 공부하는 것도 아니고 학교를 오고 가는 것이 최고 노력하는 것입니다. 학교를 다녀오면 하고 싶은 일만 하면서 쉽니다.



그러다 보니 일상 속 자연을 보고 느끼면서 사진을 찍어서 아빠에게 나눠줄 여력이 없습니다. 온전한 휴식시간을 가지고 있는 것도 존중하고 싶어서 "이번 주 아빠와 나눌 사진이 있니?"라고 묻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이번 주 건네받은 사진보다 그전에 건네준 사진을 나눠보겠습니다. 이 사진을 받고 나서 마음으로 뭉클했습니다. 아들이 필리핀을 갔을 때 자기 전에 잠시 밖에 나와서 거닐다가 찍었다고 했습니다.


"엄마 아빠에게 꼭 보여주고 싶어서 찍었어요."


이 말을 들으면서 너무 고맙고 행복했습니다. 엄마 아빠에게 보여주려는 것도 고마웠지만 사진을 보니까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사진 속 풍경이 아름다운 정도가 아니라 '경이로움'이 가득한 풍광이었습니다. 판타지 영화 한 장면을 보는 느낌이었습니다. 심지어 이때는 아이폰 구형버전이었는데 이 정도 퀄리티 사진을 찍었다는 것에 너무 놀랐습니다. 그때 그 느낌이 생각날 때마다 '스페인에서 사진 찍고 지내면서 축구하고 싶어요.'라는 아들의 말이 머리에 맴돕니다. 이런 아들이 이제 중3이 됩니다. 아들이 원하는 것을 잘 선별하고 그에 맞는 고등학교를 선택해서 준비하도록 돕고 싶어 집니다.





길거리 깨알을 통해 저는 오늘도 세상을 다르게 봅니다.

길을 걷는 길 자체뿐만 아니라, 길이 주는 느낌, 감사, 경이로움을 통해 세상을 살아갈 의미와 지혜를 얻곤 합니다. 그러면서 '걷다'에서 '느끼면서 걷다'가 되다 보니 아무렇지 않은 일상,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일상이 '풍성한 하루'가 되곤 합니다.



아들과 소통하는 것도 제게는 동시대 다른 세상과 교감하는 것입니다.

말없이 주고받는 사진, 사진 찍은 이유 한 줄을 건네받지만 사진과 한 줄 글 통해서 느끼는 것은 엄청 많습니다. 그것들을 통해서 근무 때문에 아들 얼굴을 볼 수 없거나 대화할 시간을 마련하지 못하더라도 아들의 '오늘 일상' '일상 속 생각'에 대해서 느낄 수 있는 시간을 얻을 수 있어서 감사하며 지냅니다.



언제나 깨알은 '보석'입니다.

길거리의 빗물 고임 한 줌, 버려진 의자, 무심코 달린 장식 하나하나가 그들이 하고 싶은 말, 그들이 가진 스토리를 건네줌으로써 이 세상과 저 세상의 교차점에 저를 서 있게 해주는 것 같습니다. 옹졸하고 고집부리고 시기, 질투하면서 세상을 살아가던 저에게 '이런 세상도 있어요.' '이런 의미로 사용할 수도 있어요.'라면서 'just'의 생각을 'if'의 생각으로 종종 바꿔주는 깨알이 제게는 늘 '보석'같습니다.



어느새 다가온 2026년을 의미 있게 시작하려고 힘주어 적어보려고 했다가 실패했습니다. 사실 실패라기보다는 남들처럼 2026년 파이팅!! 의미 있게 아자아자!! 보다는 아무렇지 않게 슬며시 시작하면서 늘 하듯이 하루하루를 특히 토요일을 시작해 보라는 '깨알들의 외침'을 느끼는 것 같습니다. 벌써 2026년 1월이 10일이 지나가는 이 즈음, 여전히 함께 나누고 있음에 대해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함께 살고 있음에 감사합니다.

진심으로 사랑합니다.


큰사람(BY 바람 없이 연 날리는 남자 D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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