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알프로젝트 3 #29

깨알 감사 초심

길을 걸으면서 보는 것이 늘 행복합니다.


볼 수 있고 세상의 색깔을 느낄 수 있어서 즐겁습니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흐르는 것처럼 걸으면서 눈을 스쳐 지나가는 깨알들은 여전히 소중합니다.



내가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고 살아가는 이외의 것들을 생각하게 하기에 깨알들이 소중합니다. 그 소중함을 매주 느끼면서 오늘도 나누어보겠습니다.


#1. 길 위의 깨알들..


1. 백의의 천사 오셨다..

여태 길을 걸어 다니면서 알록달록한 오토바이만 만나왔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가 웃음기, 우람한 자태, 현란한 색깔은 모두 배제하고 그 본질에 충실한 오토바이는 오랜만에 본 것 같았습니다.


오직 '타고 달린다. 그뿐!!'이라고 말하는 것 같아서 잠시 '오랜만의 반가움'을 느끼고 다시 길을 걸었습니다.


2. 세상에서 필요 없는 것들을 내게 주시오..

예전 드라마 '염천교 거지'가 들고 다닐법한 거대 깡통을 만났습니다.


깡통이라 불렀지만 사실은 드럼통이고요. 끈이 달려서 멀리서 보기에 우리 인간 세상에 필요 없는 것들, 거인이 필요로 하는 것을 담으라고 내놓은 것 같았습니다.



어릴 때 드럼통에 '콜타르'라 불리는 것을 담아놓고 꺼지지 않는 불이라면서 '악마의 붛'이라고 장난치며 거기에다가 돌을 한참 던졌던 기억이 납니다. 애써 켜놓은 불을 끄려고 장난친다고 몇 번 혼나기도 했고요.



3. 너의 고운 자태에 너를 다시 본다..

길을 가다가 안전을 위해 설치해 놓은 것들을 만났습니다.



보고 지나가려다가 웃었습니다. 그리고, 사진을 찍었습니다. 색다른 상상이 떠올라서 웃었습니다.



피겨스케이트 선수가 듬직하게 붙잡아주는 남자선수에 의지해서 마지막으로 가장 아름다운 자태로 연기를 펼치는 것같이 보여서 혼자 잠시 웃었습니다.


4. 곧 끝난다..

똑같은 길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물론 중간중간 잡초들이 틈을 찾아서 일어서고 있고요.



그렇게 동일한 길이지만 그것을 바라보는 저의 시선 덕분에 색다른 상상이 떠올랐습니다. 이렇게 동일한 길을 걷지만 어둑한 그림자를 지나 화창한 길을 걷게 된다는 희망을 느꼈습니다. 언젠가는 해가 나는 길을 만날 때니까요.



#2. 마음에 감사 더하기.


1. 시간과 꽃..

시간이 흐르고 흐릅니다.



신혼, 신혼 초, 결혼 5년 차, 결혼 10년 차, 결혼 15년 차를 넘어서 이제 16년 차가 되어 갑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애증의 관계가 되고 여차하면 둘 중 한 사람이 트리거를 누르면 '이혼 성립'이 확정되기도 하는 묘한 언덕을 살아가는 시점입니다. 결혼 15년차쯔음이 되면 한 번은 제대로 고민할 시점이 되기도 한다고 합니다.



그런 시점을 지나 살아가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 부부는 어느 한 사람이 피눈물 나며 생각지 못한 변수가 많은 상황을 잠잠히 기다려줬습니다. 그리고, 삼 남매가 이제 사춘기를 지나 중2병을 지나고, 진입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어느 한 사람이 피눈물 나며 참아주는 시간을 지나 더 이상 눈물 날 일을 만들지 않도록 때로는 조심하고 때로는 상대방 말에 귀담아듣고 바꾸려고 노력하는 시점입니다.



이러한 시간타이밍에 저는 꽃을 헌사하고 싶습니다.


아내에게 아름다운 꽃을 건네주면서 말하고 싶습니다.

기다려주고 참아준 시간이 고맙고

그것을 잊지 않으며 다가오는 시간들이 '늘 함께 행복한 시간'이 되도록 노력히겠다고 다시 손 잡아주고 싶습니다. 결혼식날 팔짱 껴 준 아내 팔을 잡고 행진했듯이 아내 손을 잡고 이제 더 노력하고 살겠다고 말입니다.



3. 또 다른 시선

중3이 된 아들이 여전히 한주에 한 번씩 사진을 보내줍니다. 그걸로 우리 남자끼리는 '소통'의 핫라인이 열려 있습니다. 사춘기, 중2병, 중3 매 순간마다 내 아이가 아닌 것처럼 대해주면 어느새 다시 '내 아이'로 돌아온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렇게 할 수 있도록 노력 중입니다.



그렇게 살짝 거리 두며 지내주는 중3 아들이 보내준 이번 사진은 멋있습니다. 멋있기를 떠나서 운치 있습니다.


떠오르는 해를 찍었다고 하는데 그 찬란한 순간을 즐길 줄 아는 아들, 그 해가 온전히 떠오를 때까지 기다릴 줄 아는 아들을 느끼면서 '또 다른 시선'을 건네주는 아들이 멋있다고 생각됩니다. 저보다 더 훌륭하게 세상과 자연을 만끽하고 지내니까요.



감사는 커지고 커집니다.

아내의 노력에 대해 감사를 느끼고 고백하기 시작하니까 감사를 나눌 일을 위해 더 노력하게 됩니다. 그러고 나니 아내가 '고마워요'라는 말을 해줍니다. 더 많이 해줍니다.



자연을 맞닿아 사는 것이 행복입니다.

눈을 돌리면 풀이 보이고 곤충이 보이고 깨알들이 보입니다. 그렇게 지내면서 보이는 것들이 전해주는 그 '느낌'들이 고맙게 느껴집니다. 느낄 수 있어서 고마운 것이지요.


여전해서 행복합니다.

중3 아들이 매주 말하지 않아도 자기가 알상속에서 보고 느낀 느낌과 사진을 보내주며 함께 공감하고 소통하는 곳이 아직도 이어져서 감사하게 느껴집니다. 늘 그렇게 자내서인지 아직도 '스페인 가서 축구하고 사잔 찍으며 살고 싶다'고 말합니다. 이런 중3 아들과 살고 있음에 감사합니다.



일상을 살며 손에 든 것, 은행에 남은 것에 하나도 없어 소 빈털터리 무능자로 길을 걷다가 본 '작은 깨알'이 3년 넘어 많은 분들과 소통하는 창구가 되고 있습니다. 이런 순간 자체를 감사하며 오늘도 읽어주시는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큰사람(by 바람 없이 연 날리는 남자 D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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