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알 감사 또 다른 시선
길을 걸을 수 있음에 감사하며 지냅니다.
지하철을 갈아타면서 급하게 걸어가느라 계단을 후닥닥 내려가고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방금 들어온 지하철을 여차하면 못 탈 상황이었습니다. 그렇게 내려가는 동안 문득 옆에서 내려가는 분을 의식하게 되었습니다. 로봇이 걷듯 계단을 1초에 한 발 내딛듯 걸어내려 가는 할머니를 스치게 되었습니다. 마음이 급해서 후닥닥 내려가지만 스쳐 지나가는 할머니에게 괜스레 미안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저에게도 곧 닥칠 일임을 알고 있습니다. 그 할머니는 제가 달려서 탄 지하철을 못 타셨습니다. 지하철이 출발하면서 창문 밖으로 바라보니까 아직 내려오고 있으셨습니다. 시선을 떼지 못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저는 어제도 오늘도 길을 걷고 있음에 감사하고 있습니다. 계속 감사하면서 길을 걷고 만나는 깨알들을 소중히 여기려고 합니다.
#1. 길 위의 깨알들..
1. 우리는 그렇게 살아갑시다..
길을 걷다고 본 킥보드가 시선을 붙잡았습니다.
아마 연인들이 타고 가다가 세워놓았나 봅니다. 그것을 보면서 저는 딱! 그 생각을 했습니다. 항상 아내와 바라보며 행복을 나누고 사는 사이이고 싶습니다. 예전에는 신혼부부에게 원앙 한 세트를 사줘서 신혼방에 놔두는 것들을 종종 본 적이 있습니다. 요즘에는 거의 없고요.
그런 마음으로 아내와 늘 바라보면 좋고 손 잡고 항상 의지하는 사이이고 싶다고 다짐하면서 다시 길을 걸었던 날이었습니다.
2. 얼마나 힘든 날이었을까?
횡단보도를 건너다가 잠시 길을 멈췄습니다.
자동차 하부 패널이 떨어져 있었습니다. 그것을 보면서 예전 같으면 '뭐야!'하고 웃거나 짜증을 냈을 것입니다. 그런데, 요즘에는 다른 생각을 합니다. "아이고! 사고가 났구나! 사고가 컸나 보다. 얼마나 힘들었을까! 다치지는 않았을까? 사고가 난 차량 두 대는 서로 얼마나 속상할까!"라고 말하면서 그 상황에 대해서 마음이 아팠습니다.
많이 다친 사람이 없고 큰 사고가 아니길 바라면서 그 자리를 떠났습니다. 감사노트를 쓰고 깨알프로젝트를 하면서 세상의 사물, 특히 버려진 깨알들을 바라보는 시선과 마음이 달라지는 느낌입니다.
3. 그래! 함께 하자!!
길을 걷다가 누군가가 먹고 버린 커피캔을 만났습니다.
커 피라기 봐는 엄밀히 말하면 커피맛 음료이기도 합니다. 그 음료캔을 건설현장에 일하면서 추우면 따뜻하게 데운 것을 아침저녁으로 마셨고요. 더우면 냉장고에 들어있는 것을 쉴 새 없이 한 번에 마시기도 했습니다.
건설현장 관리자가 되었을 때는 현장 직원들에게 잔뜻 사주면 '저렴한 커피캔'을 사줬다면서 '뚜껑 있는 커피캔'을 사달라고 얘기를 듣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건설현장에서 일하면서 숨 쉬는 것처럼 마셨던 커피캔이 오램만에 반가웠습니다.
4. 수박인 줄 알았다..
여름이 되면 또 수박을 엄청 먹을 것입니다.
길에 떨어진 수박 부채를 보고 신나게 웃었습니다. 아직 막내가 초등학생이다 보니 귀엽거나 재밌는 생활소품들을 보면 아직 제게는 친근합니다. 아이들이 신나게 먹고 웃는 수박이 엄청 감사한 존재이기도 합니다.
어릴 때 친척집에 가서 수박밭을 걸어 다니면서 수박을 너무 많이 먹어서 밤새도록 화장실을 다닌 기억도 떠오르게 했습니다. 수박은 우리 평생에 없어서는 안 되는 것같이 느껴졌습니다. 바닥에 떨어진 수박부채를 보면서 필요에 따라 귀하기도 여차하면 버려지기도 하는 것이 안타깝기도 했습니다.
#2. 마음에 감사 더하기..
1. 이것도 하트로 보인다..
'뭐 눈에는 뭐만 보인다.'
그 말이 들어맞는 느낌이라서 웃었습니다. 저는 3년째 저를 '개조'해보겠다고 글을 쓰고 있습니다. 그 시작은 마음의 굳은 다짐이기도 하지만 바닥에 버려진 깨알들을 보고 웃다가 느낀 것 때문에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이기도 합니다. 길을 걷다가 모퉁이에 배치된 조경물을 보다가 웃었습니다.
그냥 풀무더미가 아니라, 하트로 보였습니다. 그래서, 혼자 웃었습니다. 지금! 저는! 아내를 보면서 아내가 그냥 좋습니다. 감사하기도 하고요. 아내가 웃어주고 손 잡아주면 그냥 행복합니다. 야간 근무를 나가느라 저녁식사 준비하는 시간에 혼자 가방을 메고 문을 나설 때 아내가 꼭 안아줄 때면 '행복합니다.' '고맙고요.' 그리고 '사랑받고 있는 느낌'이 들어서 문을 닫고 밖에 나오면서 제 마음속은 '사랑'을 듬뿍 다운로드하여서 나온 느낌입니다. 그런 마음에 길에 보이는 풀무더미도 '하트'로 보입니다. 이렇게 살 수 있으니 아내에게 '감사'할 수밖에 없습니다.
3. 또 다른 시선
중3 아들이 문득 "아빠! 금요일이라서 사진 보내요!"라면서 보내준 사진입니다.
아들은 요즘 중3이 되어서 반배정에 대해서 걱정도 하고 그렇습니다. 반이 12개 반이기에 친한 친구와 한 반이 될 가능성이 너무 희박하기도 하지만 그래서 더 걱정을 많이 합니다. 그런 아들이 언제 짬을 냈는지 찍은 사진을 보내줬습니다.
"밤에 너무 멋있어서 찍었어요."
그 메시지와 함께 보내온 사진은 제게 '감탄'을 불러일으키는 사진이었습니다. 아들도 늘 휴대폰으로 찍는데 별다른 보정이나 구도를 생각하면서 찍는 사진은 아닙니다. 그런데도 사진을 받아보고는 저 혼자서 '와우'하면서 웃고 "멋있다. 고맙다."라며 답톡을 보내줬습니다.
아들은 제가 하는 행동을 봐서인지 이렇게 멋있다고 느낀 것을 사진으로 찍습니다. 그리고, 가끔은 제가 하듯이 휴대폰 배경화면으로 해놓고는 혼자 '흐뭇하다.'면서 빙긋이 웃고 저에게 자랑하기도 합니다. 그런 모습에 감사하기도 합니다. 폭풍 속을 살아가는 중3아들이 매주 저와 이런 소통을 하는 것도 고맙고요. 자연을 바라보면서 운치를 느끼는 것도 고맙고요. 가끔 자기 휴대폰 배경화면을 설정하면서 즐기는 삶도 행복해 보입니다. 오늘도 그런 아들과 살고 있음에 감사하기로 했습니다.
감사는 작은 것에서 시작하는가 봅니다.
여전히 길을 걸으면서 보이는 것을 찍고 있습니다. 절대로 일부러 찾아다니거나 찾으려고 애쓰는 것이 아니라서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그렇게 지내면서 작고 작은 깨알을 보고 생각하다가 '감사'를 떠올리게 되는데 그렇게 지내면서 오늘도 살고 있음 그 자체에 '감사'하곤 합니다.
의도한 것과 의도하지 않은 것도 아름답습니다.
장난으로 배치해 둔 것도 재밌고요. 의도하지 않았지만 절묘한 타이밍에 색다른 재미가 있는 것도 재미 한가득입니다. 그런 깨알들을 보고 지내는 것이 매우 행복합니다. 주변에 보는 많은 것들 통해서 아름다움을 느끼기에 회색빛 도시와 건물들, 까만 도로, 올록볼록 보도블록 세상을 살아갈 '묘미'도 있는 것 같습니다.
토요일이 제일 행복합니다.
예전에 토요일은 오전만 일하고 집에 가던 때도 있었습니다. 학교에서도 오전에만 공부하고 갔고요. 그럴 때면 주말의 시작은 토요일 오후라는 느낌에 토요일 점심시간이 지나면 엄청 행복한 때도 있었습니다. 요즘에는 '깨알프로젝트'가 발행되는 토요일이 그냥 즐겁습니다. 찍은 사진과 찍으면서 느낀 감정을 적어 둔 것을 수정하거나 발행한 글을 다시 읽으면서 스스로 행복합니다. 이런 시간을 가질 수 있는 '토요일'이 행복합니다.
토요일이 행복하고 즐거운 날이 될 수 있는 것은 깨알 프로젝트가 발행될 때마다 읽어주시거나 들여다봐주시는 분들 덕분입니다. 이렇게 소통해 주시는 덕분에 또 발행하고 발행준비를 하면서 사진을 찍었을 때의 감흥을 다시 느끼면서 즐거운 토요일이 되는 것입니다. 매주 토요일! 늘 감사하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항상 함께 살고 있음에 감사합니다.
그리고, 진심으로 사랑합니다.
큰사람(by 바람 없이 연 날리는 남자 D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