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알 감사 또 다른 시선
길을 걸으면서 보는 것들이 늘 감사함을 잊지 않고 살고 있습니다.
진짜 저의 노력 없이 숨 쉬고 일어나고 살고 있으면서 길을 걷고 있습니다. 뚜벅뚜벅
걷다가 뛰고 싶으면 마음껏 달려서 지하철을 타기도 하고 길을 건넙니다. 후닥닥
걷다가 다리가 아프면 잠시 서기도 하고 앉아 있기도 합니다. 철퍼덕
그렇게 저의 아무 노력 없이 하고 있는 것도 있고 노력을 기울이면 다른 방향과 속도로 달라진 걷기를 하고도 있습니다. 그렇게 지내는 매일의 시간 속에서 저의 노력 없이 사방에서 만나는 깨알들 통해 느끼는 것들이
깊은 깨달음을 주기도 합니다. 오늘도 그런 것들이 감사했고 그 느낌을 나누고 싶습니다.
#1. 길 위의 깨알들..
1. 솔직할 수 있다는 것은 감사이다..
길을 걸으면서 만난 것을 생각해 보면서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것이 있었습니다.
예전에도 적어보고 싶었던 것이었습니다. 솔직함..
무엇을 위해서 서 있는지, 알리고 있는지 직관적으로 드러나는 간판을 보면서 저를 돌아봤습니다.
'나는 얼마나 솔직한가?' '나는 어떤 사람으로 살고 있을까?'
스쳐야만 하는 수많은 사람들, 길게 만나야 하는 사람들과의 수많은 관계 속에서 알게 모르게 솔직하지 않은 말, 숨긴 마음으로 살아가는 순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아예 속마음을 드러내놓지 않고 무감정으로 대하는 순간들도 많고요. 그럴 때마다 나의 행동들을 마주하는 상대방들은 어떤 느낌일까?라는 생각을 해 봤습니다.
아내의 말도 생각나고요. "당신은 항상 응큼해요. 속마음을 모르겠어요."알게 모르게 솔직하지 않았던 것 때문에 답답했던 아내 마음을 헤아려봅니다. 그리고, 많은 관계 속에서도 저는 어떤 사람인가 되짚어 봅니다.
2. 아름다운 길을 걸었다..
밤중에 졸다가 지하철역을 잘못 내렸습니다.
허겁지겁 지하철역을 나와서 길을 뛰는 것같이 걷다가 멈췄습니다. 그리고, 휴대폰을 꺼내서 찍었습니다.
잘못 내린 지하철역을 원망하며 밤늦은 시간을 원망하는 마음에 잠시 멈춤을 가졌습니다.
제 나름대로는 아름다웠습니다. 허겁지겁 걸어가는 길이었는데 노란 조명들이 길을 비춰주고 그 옆을 걸어가고 있는 순간순간이 아름다웠습니다. 다른 나라 아름다운 관광명소를 잠시 걷는 느낌이었습니다. 이런 느낌을 느끼면서 사진을 찍고 천천히 걸었습니다. 잘못 내린 자책감과 원망은 잠시 내려두고 천천히 걸으면서 노란 조명을 느끼면서 그 길을 한발 한발 천천히 걸었습니다. 생각지 못한 즐거움과 아름다움에 감사한 순간이었습니다.
3. 늘 지켜줄게..
횡단보도가 오류였는지 건널 방향에서는 초록불인데 건너가야 할 곳은 빨강불이었습니다.
'그래! 전자기기도 오류가 나니까! 그럴 수도 있지!'라고 웃으면서 갑자기 딴생각이 떠올랐습니다.
저는 삼 남매와 살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커가면서 자기 생각과 느낌대로 행동하고 싶어 합니다. 제각각이라는 말이 딱 맞습니다. 통제가 되지 않습니다. 통제를 원하는 부모보다는 가이드정도가 되어 갑니다. 내 뜻대로 하고 싶다고 하는 아이들을 바라보며 "지금은 아니다." "너의 생각은 그렇지만 우리가 보기에 위험하네!"라면서 함께 살고 있는 우리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바로 발 앞에 신호(오류 신호)를 보고 건넜다가는 실제 신호(건너편 빨강불)를 무시했으니 다칠 수도 있는 상황입니다. 매 순간 그런 일은 많습니다. 그럴 때마다 아이들이 상황 판단을 잘하도록 '잘 말해주는' 부모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해 보는 시간이었습니다.
#2. 마음에 감사 더하기.
1. 바라본다는 것, 바라볼 수 있다는 것은 감사입니다..
길을 걷다가 안경점 간판을 보았습니다.
감사
감사가 먼저 떠올랐습니다. 저는 눈이 너무 나빠서 안경을 벗으면 눈앞의 사람 얼굴을 알아보지 못할 정도입니다. 어릴 때 부모 말을 안 듣고 일부러 눈을 나쁘게 해서 안경을 썼는데 평생 후회하고 지냅니다. 그래서, 지나가는 안경점이 보이면 늘 눈에 밟히기는 한가 봅니다. 필요한 물건이니까요.
안경점 간판을 보면서 '바라보다'의미를 느껴봤습니다. 저는 안경을 착용하면 많은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아내 얼굴을 바라볼 때 행복합니다. 아내를 바라보면 단 한 번도 "뭐야? 왜 봐요?"라면서 화를 낸 적은 없습니다. 늘 "왜요? 무슨 일이에요?"라면서 귀를 기울여주려고 합니다. 그런 아내와 살고 있다는 것이 감사입니다.
#3. 또 다른 시선.
중3 아들이 보내준 사진입니다.
노을이 이뻐서 찍었어요.
노을이 이쁘고 노을을 같이 바라보고 있는 나무들도 이뻤습니다. 휴대폰이 좋아서 잘 찍었냐는 농담에 느낌이 좋아서 찍었다는 말로 응수하는 중3아들이 감사했습니다. 아이가 일상 속에서 찍은 사진을 토요일마다 나누다 보니 어느새 중2가 지나가고 중3이 시작됩니다. 이렇게 매주 잔잔한 소통을 이어가는 것이 감사입니다. 아이가 불편할까 봐 기다리곤 하는데 약속을 지키듯 자기가 찍은 사진을 나눠줍니다. 그저 감사이지요.
살고 싶은 모양대로가 아니라 있는 그대로 살아 봅시다.
학교 다니면서 보이고 싶은 대로 살려고 하고 회사에서 늘 시킨 일, 해야 하는 일을 하면서 보이고 싶은 것만 보이도록 노력하면서 살았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가정을 가지고 살다 보니 보이고 싶은 대로가 아니라, 있는 그대로 보이는, 적나라한, 솔직하게 살아가야 하는 가정 속에서 살다 보니 그런 것이 무의미하다고 생각됩니다. 무장해제가 되지 않으면 제가 살아가는 것이 불편하기보다는 함께 살아가고 있는 아내와 아이들이 불편하고 함께 일하는 모든 사람들이 뭔지 모르게 불편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있는 그대로 살아보려고 노력하기로 합니다.
역시 자연은 자연입니다.
자연은 인위적으로 만드는 것이 아닙니다. 해가 뜨고 해가 지고 해가 뜨기 전 하늘, 해가 지면서 노을 지는 하늘, 흐린 하늘, 맑고 푸른 하늘, 푸른 하늘에 구름 한 점 두 점, 구름이 두 세 겹 빼곡히 쌓여있는 하늘들 모두 우리가 만들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길을 걷다가 해가 지는 하늘에서 만나는 극도로 아름다운 노을을 만나는 것은 경이로움을 선물로 줍니다. 때로는 전율을 느끼고 눈물을 찔끔할 때도 있습니다. 그런 자연과 마주하고 사는 것이 감사이고 그 감사를 중3아들이 느끼고 사는 것이 감사입니다.
감사를 솔직하게 표현하고 싶습니다.
일하면서 의도치 않지만 감사한 것들에 대해서 '감사합니다.'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의도치 않게 감사한 것을 감사하다고 말하는 것이 대단한 것처럼 대우받았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그렇게 말하는 사람이 없어요."라고 하면서 대단한 행동을 한 것처럼 말입니다. 제가 큰돈이 있어서 보답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호기롭게 돈부심을 부릴 사람도 못 됩니다. 대신 일하면서 감사한 것은 감사하다고 말하면서 함께 일하는 솔직한 동료가 되도록 늘 노력하려고 합니다.
오늘도 감사드립니다. 오늘도 읽어주셔서 혹은 관심을 가져주셔서 발행하게 됩니다. 이런 시간을 통해 길에서 본 깨알들에서 느끼는 재미, 감사를 되짚어보면서 지내는 토요일이 됩니다. 이 글을 읽어주시는 모든 분들의 토요일이 행복하시길 소원합니다. 길에서 발에 밟히는 캔 하나, 버려진 쓰레기 하나가 어느 날 '재미거리'로 느껴지는 순간이 생겨서 '재밌는 1초'가 생기길 소원도 해봅니다. 감사합니다.
항상 함께 살고 있음에 감사합니다.
그리고, 진심으로 사랑합니다.
큰사람(by 바람 없이 연 날리는 남자 D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