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알프로젝트 3 #28

깨알 감사 또 다른 시선

길을 여전히 걷고 있어서 감사하고 즐겁습니다. 걸으면서 보고 듣고 느낀 것들이 감사하게 느껴지는 매일입니다.


실제로의 저의 일상은 깜깜한 새벽에 길을 나서서 가야 할 길을 위해 차가운 지하철을 기다렸다가 타고 내리 고를 반복하다 보면 일을 시작하게 됩니다. 그 여정 속에서 억지웃음과 재미를 찾기보다는 의식의 흐름에 따라서 자기도 하고 졸기도 하다가 목적지로 가는 편입니다. 그 와중에 눈에 보이는 것들이 있는 것입니다.



퇴근할 무렵에는 일을 심하게 했던 아니었든 간에 몸은 이른 새벽에 나온 터라 몸이 지쳐서 눈이 반쯤 감고 걸어 다닙니다. 눈이 너무 아플 경우에는 렌즈도 빼고 걷기도 합니다. 눈이 거의 안 보이는 상황에서 지하철을 타고 내리고 갈아가기를 반복하는데 그 와중에 희미하게 뭔가가 보이면서 그 지친 몸에 '깜짝 재미'를 주는 일상이 감사하게 느껴집니다.


이제는 일상적인 출근, 두둑한 월말 급여, 노력한 만큼의 성과급잔치등과는 거리가 먼 일상을 살고 있는데 그 안에서 '작고 작은 깨알 같은 재미'가 눈이 거의 감겨서 내려야 할 곳을 '알람'을 해놓지 않으면 지나치는 일상에 '희망'을 건네줍니다. 그런 일상에 감사하며 오늘도 보잘것없는 것을 찍은 것이지만 그때 소감을 나누어보겠습니다.


#1. 길 위의 깨알들..


1. 그래. 삶은 그런 것이다..

날이 흐린 어느 날이었습니다. 제 표현으로는 시무룩한 날이고요.



그런 날, 길을 걷다가 본 간판에 잠시 멈춰 섰습니다. 그리고, 고개를 끄덕이면서 혼자 웃고 사진을 찍고 흐린 하늘을 보고 한번 웃어주고는 길을 다시 걸었습니다.



서로 좋아하고 좋아하는 것을 즐기고 살아가고 사랑하며 살아가고 내가 삶 속에 느끼는 그 'feel'을 나누고 살 수 있는 것!! 그것이 삶이고 그 삶을 살아가는 오늘도 감사하라는 것 같았습니다. 그런 생각을 하다 보니 흐리고 시무룩한 하늘이 하나도 밉지 않았습니다. 내 삶은 어떤 모습일까요? 어떤 느낌으로 살고 있으실까요?


2. 너도 손길이 필요하구나..

주차되어 있는 아이들 자전거를 보고 지나치다가 다시 되돌아와서 사진을 찍고 빙긋이 웃었습니다.



아기 자전거의 체인이 빠져 있었습니다. 그 체인은 부모가 다시 걸어줘야만 다시 달리는 자전거가 됩니다. 체인이 많이 녹슬었습니다. 그걸 보면서 드는 생각이 있어서 잠시 서 있었습니다.


아빠의 손길이 필요하구나. 녹슨 체인에 기름도 새로 뿌려주고 그런 손길이 닿아야 너는 다시 신나게 달리겠구나. 그러다 보면 어느새 보조바퀴도 떼는 날도 오더라. 삼 남매가 이제는 보조바퀴 없이 자전거를 타고 다닙니다. 이제는 픽시를 사달라고 소원하는 날까지 왔고요. 여차하면 빠지는 체인을 손이 까매지면서 넣어주던 것들이 생각나서 잠시 웃고 지나갔습니다.


3. 떠나요. 지금 떠나요..

잠시 놓인 노랑 가방을 보고 아주 잠깐 서 있었습니다.


노랑 가방, 장애인 표시, 긴급 출구 손잡이 그들이 모두 한 세트처럼 '깔맞춤'한 것으로 보여서 웃느라 잠시 서 있었습니다.



그런 재미를 느끼면서 노랑 가방이 지금 여행을 떠나느라 잠시 기다리는 느낌이었습니다. 모든 이들이 노랑가방의 출발을 격려해 주고 도와주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렇게 동화 같은 상상을 하게 만드는 노랑 가방을 잠시 바라보다가 출근했던 날이었습니다.



4. 잠시 숨는다고 될 일이 아니다..

미관을 생각해서 아름답게 꾸며져서 살짝 숨겨져 있는 소화기를 만났습니다.


모던한 그 느낌을 살리기도 하고요. 아쉽게도 그만의 색깔을 놓아야 했기에 안타까워 보이기도 했고요. 그런 소화기를 보면서 제게 드는 생각은 조금 달랐습니다.



아이일 때는 숨바꼭질한다고 어른들이 보면 보이는데 우리끼리는 숨는다고 술래가 내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숨어 있던 때가 생각났고요. 머리 아픈 가정일이 생기면 가끔은 '난 바빠요.' '야근이에요.' '회식이에요.'라고 말하면서 '당신이 어른들과 통화해 줘요.' '당신이 처리해 줘요.'라면서 '회피' 치트키를 썼던 날이 생각났습니다. 물론 이제는 그러지 말아야지 하고 지냅니다. 자기 색깔을 잃어버린 '모던한 소화기'가 또 다른 생각을 하게 해 줘서 좋았습니다.



#2. 마음에 감사 더하기..


1. 빨주노초파남보 일곱 빛깔 무지개 세상..

지난번에도 사용한 사진들도 일부 있습니다.



이 사진들을 올린 이유는 '빨주노초파남보' 자연에 있는 색깔들을 보고 듣고 느끼고 살고 있음에 '감사'해서입니다. 그리고, 그 느낌을 아내와 삼 남매와 나눌 수 있음에 감사하고요. 매주 토요일 깨알 프로젝트를 한 번이라도 봐주시는 분들과 함께 하고 있음에 '감사'해서입니다.



매 순간 아무렇지 않게 스치고 보는 것들이 알록달록하다는 것 외에 그것이 무슨 색깔이고 이름이 어떻게 불리며 어떤 느낌으로 사용되는 색깔(color)인지 알고 산다는 것이 매우 '감사'하게 느껴졌습니다. 또한, 작가님들의 '예술 사진'이나 '그림'을 감상할 때면 다양한 색감들이 살아있는 '사진'이나 '그림'을 통해 오감으로 느끼고 저만의 상상까지 더해서 그 안에서 색다른 재미도 느낄 수 있어서 감사하게 느껴졌습니다.


빨주노초파남보 기본 색깔을 알고 느끼고 살고 있는 자체만으로도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3. 또 다른 시선


1. 말이 필요 없다. 'WOW'..


중3이 된 아들이 저에게 매주 자기가 일상생활 속에서 보고 듣고 느낀 것들을 찍은 것을 저와 공유하고 있습니다. 그 시간이 이어지고 있음에 감사하고 있고요. 중2 때도 그랬지만 중3은 인격체로 대해주고 가능하면 제안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그런 아들이 매주 금요일이면 제게 한 주 동안 본 것 중에 나누고 싶은 것들을 보내주고 있습니다.



이번에 공유해 준 사진을 보고 저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습니다.


WOW


딱 그 한마디먼저 했습니다. 그리고, "이 아이는 내 아들이 아니다. 나를 넘어서는 그 무언가이다."라고 농담반 진담 반하면서 'WOW'했습니다. 사실 중3아들은 제가 할 수 있는 아니고 조부모님의 후원으로 4박 5일 집을 떠나서 지내고 있습니다. 그 아이가 자기 전에 본 하늘을 찍어서 보내줬습니다. 눈에 보이는 것과 하늘에 보이는 것들의 조화, 경이로움, 반짝이는 수많은 별들을 아름답다고 찍어서 보내준 것 같습니다.


저는 아들의 그런 감성을 칭찬하기도 하고요. 경이로움이 동반한 탄성을 지르기도 했습니다. 그러는 와중에 더 환호성을 지른 것은 또 다른 마음에서였습니다.


눈앞에 상황만 보는 것이 아니라, 하늘을 볼 수도 있다. 파란 하늘도 보고 깜깜한 밤과 그 안의 별도 볼 줄 아는 아이다. 다행이다. 괜찮다. 이 아이는 괜찮다.


이런 생각으로 중3아들이 나누어준 이번 주 휴대폰 사진 2장을 바라보면서 잠깐 울컥했습니다. 아들의 '또 다른 시선'은 또 다른 정도가 아니라 정말 다르고 신선했습니다. 그저 감사하며 함께 살려고 합니다.







인생은 나그네라고 합니다.


인생은 나그넷길- 최희준(1966)


인생은 나그네 길

어디서 왔다가 어디로 가는가

구름이 흘러가듯 떠돌다 가는 길에

정일랑 두지 말자 미련일랑 두지 말자~~(생략)


아주 옛날 노랫말이 생각납니다. 나그네처럼 왔다가 가는 게 인생이라고 말하는 노래입니다. 나도 모르게 왔다가 나도 모르게 가야 하는 인생인데 저는 살면서 번창하고 잘 된 적은 없습니다. 그런데, 아내와 삼 남매를 만나서 생활을 영위하기 위해서 직장을 얻고 성실히 지내면서 하루하루 살아가면서 '깨알'을 길거리에서 만나고 웃고 울고 반성도 하고 지냅니다. 이런 시간이 나그넷길 같은 시간 속에서 풍성함을 더해주는 것 같아서 감사학 지냅니다.



빨주노초파남보는 대단한 것이다.

일상 속의 '빨주노초파남보'를 느끼고 사는 것은 엄청난 복입니다. 사실 제 동생은 적족색약입니다. 그래서, 자기가 원치 않은 상황에서 일반적인 사람과는 다르게 색을 봐야만 합니다. 그런 느낌이 싫어서 자기 자녀에게는 물려주고 싶지 않은 '평범하지 않은 그것'이 싫어서 결혼하고 싶지 않다고 한 적도 있었습니다. 길에서 '깨알'들을 만나면서 알록달록한 것들이 '빨주노초파남보'에서 무슨 색깔인지! 어떤 느낌인지! 를 알고 느끼고 지내는 그 자체만으로도 '감사'가 와닿는 시간들이 있었습니다.



버려진, 버려질 깨알들이 제게는 여전히 바라봐야 할, 놓치지 말아야 할 것들입니다.

골목길 쓰레기더미와 길옆 쓰레기통에 버려지는 것들, 지나가다가 발부에 밟히는 것들이 우연히 눈에 들어와서 바라보고 사진 찍고 잠시 단상을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3년이 넘어가니까 깨알을 통해 일상을 깨닫는 것을 넘어서 인생을 알아가는 시간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저는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게 많은 사람이었기에 아주 좋은 시간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일부러는 아니지만 길을 걷다가 보이는 것을 소홀히 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또 돌아온 토요일! 함께 깨알을 나누는 시간이 즐겁고 감사합니다. 이 짧은 시간을 함께 나눌 수 있음에 감사드리고 작은 것에서 소소한 재미를 느끼신 작가님의 댓글에 감사의 마음을 또 느끼고 소통하는 즐거움을 얻을 수 있어서 감사한 토요일입니다.


항상 함께 살고 있음에 감사합니다.

그리고, 진심으로 사랑합니다.



큰사람(BY 바람 없이 연 날리는 남자 D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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